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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퇴직연금 선점 경쟁 ‘혈투’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7-11-05 06:59

시장규모 2010년 40조, 2015년 130조 등 급성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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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신성장 사업육성 차원서 인력· 조직 확대

실적배당형 상품 보다 원리금보장형 선호 뚜렷

삼성계열사 초기 퇴직연금 시장서 고공 행진

“3년 뒤 시장 규모가 40조원대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회사들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 등 일부 금융회사들은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아래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일단 대기업들은 노조와의 협상 부담과 가입에 따른 세제혜택 등이 없어 초기 퇴직연금 가입에 관망하고 있어 내년 퇴직연금시장 전망도 다소 불투명하다.”

퇴직연금시장을 둘러싼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기존 연금보험을 기반으로 전체 적립금액의 6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보험사가 앞서 있지만 30% 이상을 점한 은행권의 추격전도 치열하다. 특히 향후 2015년 시장 규모가 최대 130조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은 후끈 달아올랐다.

금융권의 이 같은 열기와 달리 시장은 아직 썰렁하다. 전체 퇴직연금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업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대기업 외면 속에 소기업 참여로 실적 저조

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업체(운용관리 계약 기준) 수는 2만3925개로 전체 퇴직연금 적용대상 사업장(47만1000개)의 5%에 불과하다.

이처럼 기업들의 퇴직연금 도입율이 극히 저조한 것은 일단 2010년까지 유예기간이 남아 있는데다 당장 도입해도 기존 퇴직보험과 차별되는 세제 혜택을 기대할 수 없어 대기업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보험권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별도 재원마련에 따른 부담 등으로, 대기업은 노사협상에 부담 등으로 아직까지 퇴직연금 가입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의 독려로 정부산하 14곳 가운데 7곳이 가입했고, 외투기업 및 소기업 등이 초기에 가입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 9월말 현재 운용관리 계약 기준으로 종업원 300명 이상 대기업 사업장의 계약 비중은 불과 0.6%에 불과할 뿐이고, 20명 이하 소기업 사업장의 계약 비중은 무려 84.1%로 나타나 좋은 대조를 보였다.

게다가 퇴직연금 적립금도 신규 계약보다 기존 퇴직보험 전환 계약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시장전망도 다소 유동적이다. 이미 퇴직보험 등에 가입한 대기업들의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견기업 역시 별도의 재원 마련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성장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 삼성생명 초기 퇴직연금시장 주도

이처럼 대기업들의 외면으로 초기 퇴직연금 시장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하지만 오는 2010년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퇴직연금으로 전환되면 시장 규모가 35~45조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기존 연금보험을 기반으로 전체 적립금액의 58.7%를 점하고 있는 보험사가 가장 앞서 있지만 은행과 증권사들의 추격전도 치열하다.

일단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퇴직연금시장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6499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37.1%를 차지, 전 금융권에서 1위를 달렸다. 삼성화재는 1440억원, 8.2%로 2위를 기록했다. 〈표 참조〉

삼성생명 관계자는 “30년에 걸친 퇴직보험 노하우가 보험사의 최대 강점”이라며 “퇴직금 운용 관련 전문가,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어 최적의 퇴직연금 설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에서 28년간 퇴직연금 컨설팅 회사를 운영해온 퇴직연금 전문가 조지 베람 고문을 영입한 것을 비롯해 해외에서 다수의 퇴직연금 전문가를 스카우트 해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가를 보유한 것도 시장점유율 1위의 `비결`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삼생생명을 비롯한 보험권이 퇴직연금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수십 년간 퇴직보험을 운용해 온 노하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을 하는 보험사의 특성과 맞춤형 컨설팅이 앞으로도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전망된다.

◆ 은행 증권사, 시장 확대 정책 강화

수십 년간 퇴직금 시장은 퇴직보험을 쥐고 있던 보험업계의 전유물이었지만 앞으로는 은행, 증권사와 나눠가져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먼저 은행들은 퇴직연금 가입기업의 근로자들에게 금리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등 부가서비스 공세를 펼치며 적극적인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PB 등 전통적인 자산관리 업무와 막강한 점포망이 은행의 강점”이라며 “대출시 혜택 등 은행만이 제공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와 안정성을 영업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가운데 퇴직연금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농협은 영업점 직원들의 마케팅 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농협은 9월말 기준으로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1500억원을 넘어섰다.

뒤늦게 뛰어든 증권사도 최근 공격적인 영업활동으로 선전하고 있다. 아직은 은행과 보험권에 비해 규모 면에선 열세지만 높은 수익률과 꼼꼼한 투자 교육 등 증권사 특유의 장점을 내세워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관련 조직을 확충하고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등 점유율 확대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 규모면에선 증권사는 은행과 보험권에 비해 한층 뒤처져 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증시활황 등으로 타권역에 비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증권사의 유치 경쟁으로 퇴직연금의 상당 부분이 증권사로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퇴직연금을 도입한 6개 공기업이 복수로 사업자를 선정한 결과, 증권사가 은행 보험을 제치고 가장 많은 사업자(13개사)로 선정됐다. 증권사간 과당 경쟁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 미래 블루오션 시장으로 급부상

아직 전체 대상 사업장 가운데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체가 5%에 그칠 정도로 미미 한데도 금융회사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잘만 하면 수조~ 수십 조원대의 자산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다양한 상품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는 등 선진국 수준의 퇴직연금제도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은행 증권 등 퇴직연금사업자와 민간전문가 등 13명으로 구성된 태스크 포스 팀에서 5차례의 회의를 거쳐 이번 개선안을 확정했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은 “위험자산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퇴직연금시장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개선안 마련에 나섰다”며 “11월부터 노동부와의 조율이나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 금융회사들 가운데 삼성생명이 퇴직연금을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아래 시장선점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생보사 역시 앞으로 주력사업으로까지 키운다는 계획아래 중장기전략을 세웠다.

은행 및 증권사들 역시 이 분야에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저금리,노령화 사회에서 국민연금,개인연금과 함께 퇴직연금이 개인의 노후대비를 위한 큰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사장 직속 조직으로 ‘퇴직연금사업단’을 구성했다.

삼성증권도 2010년 전체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을 10%로 높인다는 계획아래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선정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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