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은행연계계좌 수수료율 조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지난달 대우증권의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를 추진한다는 소식으로 증권업계의 출혈경쟁이 다시 유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일었으나 대우증권의 이같은 결정으로 이같은 우려는 당분간 물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앞서 대우증권은 이달 중순부터 제공할 은행연계계좌 수수료 인하 서비스에 대한 거의 모든 인프라를 구축, 은행 10개사와 제휴를 비롯한 시스템들을 마련해 놓고 서비스 개시를 준비 중이었다.
대우증권은 “본래 취지와 다르게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 출혈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부득이 서비스를 잠정 연기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주식거래 연령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은행연계계좌에 한해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본래의 목표보다 지난해처럼 증권업계 전반에 출혈경쟁이 촉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내부적으로도 온라인 수수료 인하에 따라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갈 경우 지점의 영업력이 약화되고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 주식 거래 수수료는 향후에도 거래금액에 따라 0.08(1억원 이상)∼0.5%(100만원 미만)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대우증권은 이같은 무기한 보류 결정에도 불구하고 주식거래 고객에 대한 지속적인 차별화를 통한 우수한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산관리 부문의 강화를 목표로 자산관리센터를 확충하고 컨설팅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발걸음을 재촉한다는 것.
반면 대우증권이 수수료를 인하했을 때 타격이 예상됐던 키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의 주가는 대우증권의 인하 무기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였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지수가 4.71% 하락한 가운데 전반적으로 증권주들이 하락했다. 신영증권 우선주를 제외한 모든 증권주가 하락했으며 코스닥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날보다 5,900원(7.76%) 떨어진 7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이트레이드증권 역시 350원(2.70%) 하락해 1만2,600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온라인증권시장에 신규경쟁자의 진입이 늦춰졌다는 측면에서 키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에게는 호재지만 이날 주가 조정으로 인해 증권주들이 대부분 약세를 보여 재료로서 작용하지 못했다”고 풀이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