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의 정통한 소식통은 “한누리증권의 자산가치를 감안해 2600만달러(한화 2500억원) 정도를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누리증권이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3000억원과는 500억원가량 낮은 가격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가격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국민은행이 제시한 가격보다 높게 제시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고, 반대로 국민은행과 한누리가 3000억원에서 조정하려는 협상이 제자리걸음이라는 분석도 있어 앞으로 상황변화에 따라 가격은 변할 가능성이 많다.
메를린치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누리증권은 2000~2500억원 사이에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도 그렇지만 시장의 관심은 왜 갑자기 SC제일은행이 증권사 인수전에 나섰는가이다.
우선 제일은행인수후 영업 실적에 대해 실망했고, 아시아시장에서 씨티그룹 및 HSBC와 벌일 경쟁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05년 제일은행을 33억달러에 인수한 후 스탠다드차타드에게 한국시장은 4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하지만 기업금융이 위축되면서 총자산도 줄어 지난해 말 56조8258억원이었던 것이 이번 상반기 56조2356억원으로 줄었다.
금융업계의 정통한 소식통은 “SC입장에서는 실망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국민, 우리, 신한은행 등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국내은행들은 물론 씨티그룹과 같은 글로벌금융기관과 국내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따른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HSBC와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스탠다드차타드 입장에서는 가만히 두고만 보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중국과 교역으로 양국간 금융거래가 늘어나고 있어 기업금융시장을 놓고 HSBC와 치열한 경쟁도 벌어야 한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스탠다드 차타드에게 지금까지 한국시장은 실망스러웠을 것”이라며 “증권사 인수가 고객관계개선과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5년 ‘연합에스비증권’으로 설립된 한누리증권은 같은 해 11월 ‘한누리살로먼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1997년부터 현재까지 ‘한누리투자증권’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
2007년 3월 말 현재 자본금 500억원 규모로, 최대주주인 미국의 J.D.K 인베스트먼트사 등 외국인이 전체 지분의 93.0%를 소유하고 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