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13일 “송광수 부행장이 월요일 회의석상에서 부장들에게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해 향후 거취를 고심하고 있는 늬앙스를 풍겼다”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송 부행장이 지금의 자리를 계속 지킬지에 대해 고민중이라는 분석이 다.
부진에 빠진 카드부문을 부활시키고자 송광수 부행장이 임명됐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데다, 결정적으로 씨티은행 싱가포르 본부에서 카드전문가인 오스카 만기니 본부장이 파견됐기 때문이다. 오스카 본부장은 신용카드의 상품개발 및 포트폴리오를 담당하고 있다.
오스카 본부장과 송 부행장은 직책은 다르지만 직급은 같은 ‘W’로 씨티그룹의 직급체계는 ‘N, O, P, Q, R…’ 등의 알파벳 순으로 구분된다.
결국 직급은 같지만 직책만 다른 부하직원이 들어온 이상한(?) 상황이 연출된 것. 더욱이 오스카 본부장은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에서 10년간 일하고 씨티그룹서도 신용카드를 담당한 카드 전문가다.
이 때문에 송 부행장이 오스카 본부장과의 사이에서 현 위치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게다가 오스카 본부장이 영입됐을 당시 시장에서는 송 부행장이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편 최근 은행계 카드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카드시장 점유율(이용액 기준)이 2002년 27%에서 올 3월말 기준 53%까지 급상승했지만 씨티은행만 예외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규제 및 이자이익 감소 등 어려움에 처한 은행들이 카드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씨티은행의 카드사업부진은 당연히 은행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6월말 기준으로 씨티은행의 카드수는 50만5천장으로 전년말 대비 11.7% 증가했지만 이용액은 2894억원으로 7.7% 감소했고, 수입수수료 역시 779억원으로 9.9% 줄었다.
이 때문에 씨티캐피탈의 사장으로 회사성공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은 송광수 사장을 카드담당 부행장으로 임명해 재기를 노렸다.
최근 항공사 및 통신사 등과 활발하게 제휴를 맺으며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등 이전과는 다른 행보들이 목격되고 있다.
<한국씨티銀 카드현황(6월 말 기준)>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