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기이한(?) 상황이 벌어진 데는 은행의 이자율스왑거래라는 수준높은 기술 덕택이었다.
현재 이런 능력을 갖춘 시중은행은 국민과 신한은행뿐이다.
지난 4월부터 5월 사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2% 낮았던 것은 사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종종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한달간이나 지속된 것이다.
지난해 말 CD평균금리가 4.77%였던 것이 1월 4.84, 2월 4.92, 3월 4.95 4월 4.93로 계속해서 뛰기 시작했다.
콜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는 팽배했고 이에 따라 변동금리는 상승에 상승을 거듭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정금리는 별다른 변동이 없어 결국 2,3년 고정금리가 낮아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러자 이자율스왑거래를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금리를 나누고 고정금리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이 한달간 지속되면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한 고객들은 변동금리보다 오히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자율 스왑거래는 은행들이 무위험으로 조달하는 금리시장으로 수급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역전현상이 종종 일어난다”고 말했다.
결국 이러한 능력을 보유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어려움에 빠진 주택담보대출시장에서 경쟁사를 누를 수 있는 무기를 장착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최장 30년까지 고정금리가 가능한 대출상품인 ‘Tops 고정금리형 장기병동대출’을 실시하고 있고, 국민은행도 이 같은 상품을 내놓았다.
이자율 스왑거래 만큼의 금리차이를 대출이자에서 차감하기 때문에 기존 고정금리대출 상품에 비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한편 이자율 스왑거래란 동일통화 내에 금리조건 또는 기준금리의 종류를 상호교환하는 거래로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회피하는 기법으로 발전해 왔다.
이자율 스왑거래는 1978년에 처음 소개됐지만,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81년부터 활발히 이용되기 시작해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금융거래가 됐다. 이자율 스왑을 하는 이유는 현재 가지고 있는 변동 혹은 고정의 금리를 쉽게 다른 형태의 금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정금리 차입자가 변동금리로 바꾸고 싶은 경우, 변동금리로 스왑거래를 함으로써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전환할 수 있다. 또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변동 혹은 고정의 특정차입이 곤란한 경우가 있는데, 스왑 거래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변동 혹은 고정의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는 고정금리 조달을 원하지만 특별한 이유로 변동금리 조달밖에 되지 않는 경우, 고정금리로 조달하여 변동금리로 스왑거래를 하면 변동금리로 조달을 하는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