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는 우리금융에 공적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에 조기 경영정상화 및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유도할 목적으로 경영정상화이행약정(이하 MOU)을 맺고 이를 기준으로 자기자본비율 등 재무지표와 제도, 시스템에 관련된 비재무지표 등에 관한 점검과 개선요구 등이 오가는 관계였다.
하지만 과거 부실이 심각했고 금융시장 또한 불안했던 공적자금투입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진데다, 다른 금융그룹 또는 대형은행과 경쟁이 격화되자 우리금융측은 큰 폭의 손질을 요청하기 시작해 갈등이 본격화된 바 있다.
특히 임금복지후생비용까지 철저하게 MOU 통제를 받으면서 직원들의 사기진작 및 복지 증진에 제약을 끼치면서 MOU 폐지 또는 유연성 확대는 우리금융지주 직원들의 바램이기도 했다.
최근 우리금융과 예보는 2007~2008년 MOU 협상을 한창 진행중에 있다.
이번 협상결과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박회장이 얼마만큼의 MOU 완화를 이끌어낼 지 여부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당초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듯 하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판매관리비용률이 지난해 46.2%보다 좀더 강화된 45.7%에서 얘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임금복지 등 각종 비용을 지난해보다도 더 통제를 하겠다는 것으로 결국 인건비와 관리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
특히 판매관리비용에는 광고비 등 인건비 외의 비용도 포함돼 있어 은행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마케팅비용 확대로 인건비 감소폭은 더욱 커질 가능성까지 열려있는 셈이다.
당연히 직원들의 분위기가 좋을 리 없고, 이러한 점을 모를 리 없는 박병원 회장이 예보의 주장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특히 박해춘 우리은행 행장이 취임할 당시 낙하산이라며 출근저지 등 실력행사로 강력하게 저항했던 노조가 박병원 회장에 대해서는 조용했던 것은 재경부차관출신인 그가 MOU협상에서 직원들의 바램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진전된 안이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