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닥상장법인 927개사 가운데 적대적 M&A 방어수단으로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한 회사는 112개사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66개사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전체 기업의 12.1%를 차지했다. 지난해 7.3%, 2005년 2.6%였던 데 비해 대폭 증가추세다.
초다수결의제란 안건 의결시 주주총회에서의 가결 요건을 특별결의 요건보다 더욱 까다롭게 하는 것으로 적대적 M&A 세력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의결을 위해 출석주주의 90% 이상 찬성과 발행 주식 총수의 70% 이상 찬성을 의무화하는 등 특별결의보다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하는 것. 또 황금낙하산제를 반영한 회사도 지난해 43개사에서 올들어 79개사로 늘었다.
황금낙하산제는 적대적 M&A로 인해 퇴임하는 이사에게 거액의 퇴직금과 잔여임기 동안의 보수 등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기업의 인수비용을 높여 M&A 시도를 어렵게 만드는 방법이다.
최근 이밖에도 이사 수의 상한선, 집중투표제 배제, 이사 자격에 관한 규정을 둔 회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코스닥상장법인들이 경영권 위협 노출에 골몰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적대적 M&A 세력이 이사회 장악을 막기 위해 이사 수의 상한을 둔 회사는 지난해 557개사에서 올해 603개사로 늘었고, 이사들의 임기에 시차를 두는 회사는 지난해 2개사에서 올해 6개사로 증가했다.
경영권과 관련해 실제로 이달 초 LCD 장비업체인 탑엔지니어링에 대해 개인투자자가 지분 5.5%를 사들인 뒤 경영권 인수를 선언한 바 있다. 지분을 사들인 투자자는 우호지분을 끌어모아 적대적 M&A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탑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측 지분은 15.47%로 낮은 수준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얼마전 삼양옵틱스도 이노비츠의 지분 7.4%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 뒤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 당시 이노비츠는 제이엠피와 경쟁을 벌여 네오웨이브의 경영권을 장악한 직후였다.
코스닥기업의 최대주주 변경은 지난 2004년 50건에서 2005년 242건, 2006년 269건으로 점진적인 증가 추세다. 올 들어서는 이달 말까지 163건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300건을 넘을 수도 있을 것이란 산술적 계산이 가능하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