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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펀드와 폭탄찾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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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3-12 08:02

전성인 교수 홍익대학교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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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펀드와 폭탄찾기
어떤 대학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보는 것과 인식하는 것은 다르다고 한다.

왜하냐면 사람들은 실제로 눈으로 보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말야로 보아도 보지 못하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이다.

지난 주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폭탄을 맞았다. 비단 우리나라 주식시장만 폭탄을 맞은 것이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일제히 폭탄을 맞았다. 중국이 경기과열을 우려해 성장률 예상치를 낮추고 강력한 긴축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폭탄이 감추어져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의 눈앞에 버젓하게 놓여있었는데도 그것을 인식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왜 그랬을까.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료들은 어떻게든지 밀려들어오는 외화를 내몰 생각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폭탄을 인식할 수 없었다.

머리에 머리를 굴려 생각해 낸 것이 해외투자 펀드에 대한 면세 혜택이었는데 해외에 도사리고 있는 이런 폭탄이 반가울 리 없고, 따라서 보고도 그 위험성을 깨닫지 못한 것이었다.

일반 투자자들이 깨닫지 못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작년에 베트남이나 중국 등에 투자한 해외투자 펀드들은 괄목할 만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런 기회에 동참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배가 아플 대로 아파 있었다.

이런 판국에 정부가 해외투자 펀드에 면세혜택을 준다고 했으니 너도나도 앞뒤 볼 것 없이 중국 펀드에 돈을 쏟아 부었던 것이다. 이런 사람들 눈에 폭탄 100개를 보여주어도 그것들은 폭탄이 아니라 달콤한 꿀단지로 보였을 것이다.

정신없기는 일부 언론들도 마찬가지였다. 지성으로 떠받드는 광고주인 수출업체들이 결사적으로 싫어하는 원화절상을 행여 정부가 용인할까봐 해외투자 펀드에 대한 면세혜택이 발표되자마자 요란하게 나팔을 불어 댔던 것이다.

이 나팔소리 속에서 해외투자가 폭탄일 수 있음을 알리는 목소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마치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처럼 이제 우리 모두는 동굴 밖으로 나와서 추운 세상 앞에 벌거숭이로 서게 되었다. 이제 비로소 우리는 눈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폭탄의 바다를 실감하면서 그 속으로 침몰하고 있는 자신의 투자금액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눈이 멀어 뻔히 보이는 폭탄을 놓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멀게 보면 10년 전의 외환위기가 그랬고, 국민의 정부 때 벤처 버블이 그랬고, 신용카드를 이용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발상이 그랬고, 부동산 가격이 미친 듯이 상승하는 데도 오히려 금리를 내리는 한은의 결정이 그랬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한국투자공사를 만들어 도박을 하겠다는 발상이 그랬고, 이에 뒤질세라 한국은행마저 수익률을 중시하는 외환보유액 운용방식을 마련하겠다는 발상이 역시 그러했다.

물론 욕심 때문에 눈에 뵈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폭탄을 보지 못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요, 본능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경제활동을 할 때 본능에 따라서 하지 않고 경제학 이론이 가르치는 바에 따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경제학 이론은 세상에 차익거래의 기회가 흔치 않다고 가르치며, 수익률이 높은 곳에는 반드시 높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나 혼자 잘나서 시장 전체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언제나 환상일 뿐이다.

그럼 우리 경제 내에 또 폭탄이 있는가. 도처에 있다. 구조조정을 마치지 못한 상호저축은행 속에 폭탄이 있다. 마일리지 혜택을 통해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는 신용카드 속에도 폭탄이 있다.

부동산 투기의 막차를 탄 순박한 서민들의 담보대출 속에도 폭탄이 있다. 정치적인 부담이 두려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재경부와 금융감독 당국은 폭탄을 재배하고 있다.

이제는 폭탄을 찾을 때가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욕심과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그때 비로소 눈이 열리기 때문이다. 관심 있는 독자는 이 글의 첫 문단에 있는 오탈자부터 찾아보시기 바란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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