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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서 적으로…김동관 vs 정기선 ‘방산 목장의 혈투’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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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4-29 00:00

HD현중·한화오션 국내외 방산 잇단 격돌
한화 김동관, 조직개편 통해 승계구도 탄력
HD현중 정기선, 경영능력 보일 기회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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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한화그룹 김동관닫기김동관기사 모아보기 부회장과 HD현대 정기선닫기정기선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국내외 방산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그간 재계 절친 사이였던 두 사람이 경영 승계를 위한 능력 평가 시험대에서 한판 승부를 겨루는 모양새다.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국내 방산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올해도 7조8000억원 규모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수주전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20조원 규모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등 해외 방산시장이 떠올랐다. 경쟁의 장이 해외로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일 열린 북미 최대 해양방위사업전시회 SAS(Sea Air Space)에서 미국 방산 기업들과 연이어 함정 수출 관련 협력을 다졌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예상과 달리 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은 ‘GE에어로스페이스’와 수출 함정에 최적화한 추진체계 개발 관련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 리타 플래허티 GE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함정 설계와 건조를 맡고 GE에어로스페이스는 가스터빈엔진 공급을 맡는다.

HD현대중공업은 또 ‘L3해리스 테크놀러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협약도 맺었다. 양사는 현지조달, 기술이전, 절충교역 등 전략적 협력을 이어간다.

한화오션도 SAS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김동관 부회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미 방산시장 진출을 위한 적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은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오션는 미국 홀딩 컴퍼니를 설립하고 현지 조선소 확보에 나섰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미국 연안을 항해하는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존스법’ 규정으로 인해 현지 조선소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이를 위해 방산업체 ‘오스탈’ 인수에 나섰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가 있지만 미국 앨라바마 주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오스탈은 이달 초 한화오션 인수의사에 거절을 표명했다. 호주와 미국 정부가 경영권 해외 이전을 불허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 장관이 지난 2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한데 이어 지속적으로 한국 등 조선업계와의 방산협력을 주장하고 있어 한화오션 오스탈 인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 방산시장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에게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그리고 향후 그룹을 책임질 리더로서 경영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경쟁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7조8000억원 규모 KDDX 사업 수주전에서 양사가 전면전을 벌일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올해 초 KDDX 수주전을 앞두고 양사 신경전은 과열 양상에 이르렀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2012~2015년 KDDX 사업 관련 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들에 대해 최종 유죄판결을 내렸다.

방위사업청 계약심의위원회는 이에 HD현대중공업을 최대 5년간 해군 함정사업 입찰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행정지도’로 처분 수위를 낮췄다. 한화오션은 이에 HD현대중공업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나 한화오션이나 특수선 매출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회사 전략 면에서 군함은 상징적 사업이라 놓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방산시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두 회사 경쟁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해외 방산시장은 결국 국가 대항전 성격을 띄게 되기 때문에 두 회사가 경쟁과 협력을 반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그리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은 최근 부친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회장 주도로 이뤄진 조직개편을 통해 승계 구도를 어느 정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주)한화 해상 풍력·플랜트를 넘겨받아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비주력 사업을 인적분할하고 방산과 우주에 집중한다. 한화솔루션도 (주)한화 태양광 장비 사업을 넘겨받았다.

한화솔루션(태양광), 한화오션(방산·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산·우주)는 김동관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경영 성과에 대한 갈증은 정기선 부회장이 더 절실하다. 정기선 부회장 HD현대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5.26%에 불과하다.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지분 22.6%를 증여받으려면 6000억~8000억원의 천문학적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마저도 자금 조달이 빠듯한 상황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흥행 여부가 정기선 부회장 승계와 연관되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으로서는 지분확보도 시급한 상황에서 경영능력 증명이 절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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