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대형화 지속 = 은행권이 내놓은 금융상품은 올해 역시 진화를 거듭해 ELD CD연동예금 등 복합상품이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파생상품이 접목된 상품이 뿌리를 내리고 교차판매가 활성화되는 성과가 있었다.
이른바 은행대전은 ‘출혈 역마진 과당경쟁’ 논란으로 치달으며 1회성 이익에 힘입은 바 컸던 2년 연속 사상최대 이익 기록은 올해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자초했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론스타에 대금지급 절차만 남겨뒀다가 검찰수사 때문에 무산되긴 했으나 우리금융의 LG투자증권 인수와 신한지주의 LG카드 인수가 진행되는 등 대형은행 또는 은행계 금융지주사 중심의 겸업화 대형화 추세는 멈춤이 없었다.
◆ 생보사 상장 전기 마련 = 생명보험업계는 17년 숙원사업으로, 지루하게 끌어오던 자본시장 상장 문제를 해결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생보사의 성격을 주식회사로 규정하는 대신 내부유보액을 계약자 몫으로 인정함으로써 상장안의 골격이 잡힌 것.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생보사들의 상장을 위한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설계사 교차모집, 생·손보상품 교차판매 시행연기 등 제도변화들이 줄을 이었다.
손해보험업계는 대통령까지 나서 대책마련을 언급하는 등 자동차보험의 만성적자가 최대 이슈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의 민영의료보험 축소 움직임은 업계를 더욱 졸라맸다. 이런 상황에서 손보업계는 61년만에 자산 50조원시대를 맞았다.
◆ 부동산PF 대출 급증, 외형도 성장 = 올해 기상도는 맑았다. 자산 50조원, 당기순이익 5000억원을 돌파,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점수도 지난해보다 13.6% 늘어 142개로 불어났다. 이러한 배경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급증때문이었다. 이에 감독당국은 부동산PF 대출을 전체 대출의 30%로 제한하는 규제에 나서 업계의 악재로 부상했다.
◆ 선진 자본시장으로의 길목에서 =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함’ 올해 증권업계와 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자본시장통합법 이후를 대비한 물밑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필두로 종합자산관리서비스가 ‘붐’을 이뤘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된 적립식펀드 열풍에 이어 올해 각종 이색펀드와 해외펀드 판매가 급증해 설정규모가 21조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북핵 리스크와 약세장 국면에서도 투자자들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점이 투자 패러다임 변화의 단초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1년을 넘긴 주식워런트증권(ELW) 장외파생상품 시장이 급성장해 세계 4위의 시장규모를 자랑했고 가치주와 자산주의 부각과 펀드자본주의의 태동 등이 올해 시장의 뜨거운 이슈였다.
아울러 지정학적 불안과 원화절상, 유가 급등이라는 악재 속에서 전체 거래대금은 축소됐지만 풍부한 실탄을 바탕으로 한 기관의 지수방어가 돋보였던 한해였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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