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설계사 자격시험에 응시하는 지원자들의 개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보험업계 및 생손보 양협회에 따르면 설계사 자격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생손보 양협회는 내년부터 설계사 자격시험의 응시수수료를 인상해 적용키로 했다.
우선 생보협회는 현행 8000원인 설계사 자격시험의 응시수수료를 1만4000원으로 인상조정키로 했다.
무려 6000원이나 올린 것으로 기존의 응시수수료가 80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상 폭이 너무 크지 않느냐는 적잖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생보협회측이 이 처럼 설계사 시험의 응시수수료를 큰 폭으로 인상하게 된 배경은 최근 몇 년간 설계사의 응시인원이 감소해 협회 등록회비 수입부문이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로 인한 생보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생보협회가 집계한 설계사 응시자수의 현황을 살펴보면 2006년 응시인원은 11만1,415명으로 지난 2002년의 15만5,678명에 비해 28.4%나 감소하는 등 생보협회의 예산 중 등록회비의 비중이 2005년 15.4%, 2006년 14.3%로 줄고 있으며 내년에는 10.5%로 추정되고 있다.
설계사 시험응시수수료는 1998년 3,000원에서 1999년 6,000원 그리고 2002년 8,0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생보협회가 등록회비의 감소로 인한 업계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아주 쉽게 예를 든다면 생보협회의 1년간 총 예산이 1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할 때 협회 자체에서 충당할 수 있는 비용이 많으면 많을 수 록 업계의 부담은 그 만큼 작아지게 된다.
즉 협회자체에서 10억원을 충당하면 업계는 90억원만, 협회에서 20억원을 충당하면 업계는 80억원만 지출하면 된다는 뜻으로 결국 협회 총 예산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를 놓고 시험 응시료의 인상을 통해 업계의 부담을 설계사 응시자들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적지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생보협회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인상된 수수료의 수입증가부문만큼 업계로부터 받는 예산은 줄어들기 때문에 협회의 예산총액은 결국 같다”며 “별도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행 설계사 자격시험의 응시수수료 8000원은 인상된 후 5년이 경과해 실제 업무에 소요되는 경비에도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라며 “특히 금융 보험관련 타 자격시험의 응시수수료와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응시수수료의 현실화라는 협회측의 설명에 일정부문 공감한다 하더라도 갑작스레 인상 폭을 너무 높였다는 점과 업계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설계사 응시자들의 부담을 일방적으로 키웠다는 점에서 적잖은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한 생보사의 설계사는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응시비용을 지원해주지만 회사마다 지원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일부생보사의 경우 응시자 본인이 지불해야 하는 경우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생보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협회가 예산의 일정부분을 충당하기 위해 응시료를 크게 인상했다는 점은 협회와 업계가 상생하기 위해 응시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보협회 역시 현행 설계사 자격시험의 응시료를 6000원에서 생보협회와 동일수준으로 인상조정할 방침으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부터 인상시켜 적용할 방침이다.
손보협회의 한 관계자는 “생보협회와 동일한 수준으로 응시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며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며 “인상된 부분에 대해 반발이 클 것을 예상해 인상수준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손보업계의 경우 생보업계와 달리 삼성화재를 비롯해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자격시험의 응시료를 응시자인 개인이 지불하고 있다.
한편 설계사 응시수수료의 인상 및 조정안은 지난달 28일 개최된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돼 의결된 상태로 생보협회는 이번 인상으로 인해 내년 협회 등록회비의 수입이 6억4000여만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양규 기자 kyk7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