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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영화투자 “쉬었다 할까”

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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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9-25 08:34

내년 상반기까지 일단 시장 관망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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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투자 올해는 그만해야죠.”

창업투자사들은 괜찮은 영화라도 요즘 시장에서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 영화투자를 꺼리거나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1230만명의 관객을 모은 왕의남자에 단독으로 5억을 투자한 MVP창투는 21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역대 최대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괴물도 투자에 참가한 8개 창투사들에게 돌아갈 수익이 130억원 규모로 예상돼 영화투자는 장밋빛으로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 영화계 현실로 들어가 보면 그렇지가 않다.

최근 영화가 1주일에 2~3편꼴로 개봉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괜찮은 영화도 수익을 못 거둬들일 만큼 영화투자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역대 최고의 흥행을 올린 영화 괴물 이후 8월부터 9월 첫째주까지 한달여간 개봉한 한국 영화는 무려 14편에 달한다. 1주일에 평균 2~3편씩 개봉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웬만한 영화는 묻히고 있는 실정이다.

엠벤처투자 김지웅 엔터테인먼트투자본부장은 “국내 영화시장에 영화 공급량은 70~80편 정도가 적당하지만 올해는 100여편이 넘어설 것으로 보여 공급이 초과되고 있다”면서 “또 배급사의 입장에서 매주 평균 이상의 관객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영화를 걸고 있어 200만을 넘는 영화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보통 영화가 첫째주에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다면 둘째주는 20~30%가 줄어든 7만~8만명 수준으로 떨어진다. 배급사는 제작비와 상관없기 때문에 흥행하는 영화보다는 매주 극장에 관객이 많이 찾는 것이 우선이다. 따라서 배급사 입장에서 극장에 관객을 10만~8만명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매주 새로운 영화를 개봉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실제로 괜찮은 영화로 꼽히는 ‘각설탕’(8월 10일 개봉)은 현재 22개 상영관 128만명, ‘천하장사마돈나’(8월 31일 개봉)는 119개 상영관 54만명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과거 ‘실미도’나 ‘태극기휘날리며’의 경우 평균 400개 상영관으로 확보하면서 1000만명을 넘어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화 한편당 평균 제작비는 50억~60억 정도가 들어간다.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관객수가 200만명이 넘어서야 하지만 최근에는 영화 공급이 많아져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각설탕의 경우 50억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이 됐지만 최종 관객이 150만명 정도 예상되고 있어 20~30%의 적자를, 천하장사마돈나는 제작비가 40억 정도가 들어갔지만 최종 예상 관객수는 60만명 규모가 예상돼 70%정도는 손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MVP창투 박종혁 이사는 “올해 100편이 넘는 한국 영화가 개봉됐지만 관객수가 200만명이 넘어선 영화는 4~5편밖에 안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와 내년초까지는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같이 올해 공급과잉으로 100편이 넘게 영화가 나올 수 있었던 계기는 많은 영화제작사들이 코스닥에 상장을 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와 올초에 걸쳐 초록뱀, MK픽처스, 싸이더스, 팝콘필름, 케이엔미디어 등이 우회상장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영화제작사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올해와 내년초까지 영화를 많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영화사들이 코스닥에 상장을 하면서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되기 때문에 많은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따라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어 내년 중순경에는 구조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창투사들도 내년초까지는 영화투자를 꺼리고 있다.

엠벤처 김지웅 본부장은 “한류도 한풀 꺾여 해외수출이 떨어지고 있고 내년 여름에는 미국 영화 시장의 판도변화까지 예상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대거 개봉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리 괜찮은 영화라도 내년 초와 중순에 개봉되는 영화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며 “따라서 내년 여름이 지나서 연말에 개봉하는 영화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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