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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 하중호 문화칼럼]치우천왕기(蚩尤天王旗)와 붉은악마?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6-11 20:16

[서은 하중호 문화칼럼]치우천왕기(蚩尤天王旗)와 붉은악마?
강산을 붉게 물들였던 4년 전 한일월드컵 4강의 열풍과 함성이 아직도 생생하다. 4년이 지난 오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시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06 독일FIFA 월드컵 참가를 위한 대장정에 올랐다. 온 국민들의 촉각은 온통 월드컵에 있고 또다시 기세등등한 붉은악마가 이들과 함께 있으리라! 한데, 하필 ‘왜 도깨비며 붉은악마인가?’ 흔히 말하는 ‘붉은악마’는 한국축구대표팀을 지원하는 응원단서포터스들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쓰인다. 그런데 정확하게 풀이하면 원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별칭으로 외국의 언론들이 가져다 붙인 표현이다. 붉은악마의 역사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12월에 결성된 국가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클럽은 ‘그레이트 한국서포터스 클럽’(Great Hankuk Supporters Club)으로 불리다,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정식 명칭을 공모하여 1997년 8월에 현재의 명칭 ‘붉은악마(Red Devils)’를 확정한 것이다. 23년 전인 1983년 멕시코 FIFA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20세 이하)에 박종환 감독의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주목받지 못한 채 참가했다.

한데, 예상외로 4강에 오르자 놀란 외국 언론이 한국팀의 빨간색 유니폼을 보고 시샘과 헐뜯는 뜻으로 ‘붉은 악령(Red Furies)’이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이 우리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붉은악마(Red Devils)’가 되었고, 당시 한국팀이 세계를 놀라게 했던 것처럼 우리 축구가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오르기 바라는 열망이 다소 생소한 이 명칭을 역으로 마스코트(mascot / 행운의 신)화 한 샘이다.

붉은악마의 로고는 치우천왕의 상징인 도깨비상이다. 치우천왕(蚩尤天王)은 환인이 다스리던 환국의 뒤를 이어 환웅천왕이 건국했다는 배달국(倍達國)의 제14대 천왕으로서, ‘한단고기(桓檀古記)’에 의하면 기원전 2707년에 즉위하여 109년간 나라를 다스렸고, 자오지(慈烏支) 환웅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신처럼 용맹하였으며, 구리로 된 머리와 쇠로 된 이마를 하고, 큰 안개를 일으키며 세상을 다스렸다. 그는 광석을 캐어 철을 주조하는 병기 제작술이 뛰어나 세상 사람들은 치우천왕이라 불렀다. 문헌의 신빙성여부를 떠나, 치우는 우리 민족 최고의 전쟁과 승리를 상징하는 신이며 전설적 인물이기도 하다. 흔히 우리가 도깨비상으로 알고 있는 치우천왕의 모습이 고대 왕릉과 기와 등에 조각되어있는 것은 그가 국가를 수호하는 군신이었다는 사실을 추정케 한다.

이처럼 붉은악마의 로고인 치우천왕(도깨비)상은 바로 한국 축구의 승리를 상징하는 자랑스러운 표식이며, 치우의 이미지와 도안은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더욱 강인하게 디자인되었다. 그래서 세계로 향하는 한국 축구를 지켜주고 승리를 상징하는 깃발인 치우천왕기(蚩尤天王旗)가 되었으며, 이렇게 탄생한 붉은악마는 2002 한일FIFA 월드컵에서 당시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과 함께 한국이 4강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초기에 붉은악마라는 표현에 대하여 빨갱이라는 한국적 특성의 레드콤프렉스와 악마라는 용어로 인하여 개신교 등 일부 종교계의 저항과 거부여론도 있었으나, 이제는 오히려 강인한 힘과 열정, 승리와 행운을 상징하고 기원하는 축구사랑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한편, 2002년 한일FIFA 월드컵은 월드컵4강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그저 동양의 조그마한 나라, 다소의 상품수출국으로만 알려진 이미지는, 경기기간 내내 한반도 전체를 붉게 수놓은 함성과 열광적 응원문화와 경기종료 후에 보여준 시민들의 질서의식과 봉사정신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세계속에 코리아를 드높였고, 태극기 패션 등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이 세계를 강타했다. 그 중심에 도깨비와 붉은악마가 있었다. 2006년 6월 ‘독일FIFA 월드컵’은 새로운 기회이다.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세계가 감동하는 치우천왕의 기개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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