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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불은 이미 깜박거리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06-04-2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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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며 적당한 수준의 망각은 정신건강에 필수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 어느 것이나 지나치면 안되는 법이다.

특히 은행업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금융계는 잊어선 안될 것을 애써 잊어버린 것으로 짐작된다.

여기서 우리 금융시장을 객관적으로 봐 줄 위치에 있는 외국인 한 사람을 등장시켜 보겠다. 세계 3대 국제적 신용평가기관 피치사의 데이비드 마셜 상무가 지난 24일 국내시중은행 중소기업 증가세를 놓고 우려감을 표했다.

다른 대출 자산 증가세는 그렇고 그런데 오로지 중소기업 대출만 크게 늘어난 이상 급증세는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거였다.

한 분기에 중소기업만 2조원 이상 늘린 은행이 둘이나 된다는 소식을 맨 먼저 기사로 쓰면서 외환위기 직전 금융계의 실상이 자꾸 떠올랐다.

솔직히 은행들이 제도적 미흡함이나 선진금융기법을 갖추지 못해서 외환위기 공범으로 전락한 것은 아니었다.

대출 심사 기준과 규정은 있었지만 그걸 무시한 채 무슨 사업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이름 있는 재벌에게 거액을 빌려줬던 치욕스런 과거와 그 과거를 통해 얻었던 교훈을 송두리째 팽개치고 있지나 않은지 돌아 보자.

나아가 3년짜리 CEO와 1년짜리 부행장들이 은행 경영을 책임지는 현행 경영시스템 때문에 걱정은 배가된다.

성과평가 잣대로 친숙해진 KPI 배점에 손을 대면 단기 실적은 매우 탄력적으로 움직인다. 원하는 방향으로 실적을 내는 데는 급여와 승진 등이 직결되는 인사고과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수단이다.

여기서 또 몇몇 은행 경영진이 잊어선 안될 것을 잊은 듯 보이는 사항이 또 감지된다. 단기 실적 움직임이 중장기적인 체력을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보살피는 일 말이다.

혹여 당장 연체율 이상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해서 문제가 없다고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그 은행엔 미래가 없다.

한보나 기아 같은 대기업집단이 망할 리 없다고 믿었던 시절, 은행이 망한다는 것을 상상도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지만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었다.

재무제표를 믿기가 더 불안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급격히 늘렸으면 사후적으로라도 옥석가리기에 시간과 노력을 몹시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참혹할 수 있다.

뜻있는 금융계 인사들, 밖에서 보는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한다는 것은 빨간 불이 점등했음을 뜻한다. 경쟁의 속도에 짓눌려서 겨를이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엔진은 멀쩡한지 타이어와 제동장치는 정상인지 점검할 때다. 늦었다고 생각한 그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부터 다시 기억해 내면서 말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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