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본지는 속속 드러나는 불완전한 펀드판매 시스템에 대한 중간 점검을 통해 증권사 등 국내 금융회사들이 개선해야할 부문을 2회에 걸쳐 살펴보기로 했다. 현장을 돌아보니 풀어야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지난해 적립식펀드 ‘열풍’으로 확대된 펀드판매시장은 이제 금융권 어느 곳에서도 놓칠 수 없는 ‘황금어장’이 됐다.
막강한 리테일 영업력을 근간으로 펀드판매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은행, 과거 펀드판매시장에서의 확고했던 위치를 되찾고자 하는 증권사, 폭넓은 설계사들로 중무장한 보험사 등 업권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
특히 연내 등록 판매인제도(Regi stered Agency:RA)까지 도입된다면 펀드 판매시장의 경쟁 격화는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반해 펀드를 파는 판매사들의 수준은 요지부동이다. 자산관리영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는 있지만 실적만을 앞세운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행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증권에 집중되고 있는 판매구조를 다원화하는 한편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자산설계를 해줄 수 있는 전문 판매채널의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판매사들에게 자사가 판 펀드상품에 대한 공시의무를 둬 계열사 상품을 위주로 팔았는지, 그렇게 판 상품의 수익률이 타사 펀드상품에 비해 어느정도의 수익률을 유지하는지 등 판매책임을 가늠할 수 있는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기관 차원의 정량, 정성적 기법을 활용하는 조립·유통업자 그룹인 프로펀드 구매자의 활용방안도 제시됐다. 이는 이미 미국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전문가그룹으로 단순히 우수 상품리스트만을 선정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전문조사그룹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 모건스탠리도 캠페인 부작용 시달려 = 미국에서도 과거 캠페인이 횡행했다. 일례로 유수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2000년대 초 자사의 주식형펀드를 팔면 성과급을 더 주고 해외여행도 보내주는 등의 캠페인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2003년 9월 NASD (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 ties Dealers 미국 증권업협회)는 이를 불공정거래로 판단, 200만달러의 벌금을 물렸다. 이를 계기로 업계는 펀드판매 캠페인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안마련에 부심했다.
이처럼 불완전 펀드판매에 대한 시장 우려는 국내만의 문제도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더욱이 은행들이 판매망을 바탕으로 펀드시장에서 부상하자 그동안 펀드판매의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던 증권사들조차 ‘전문성’보다는 ‘실적’을 중시하기 시작, 은행과 경쟁적으로 펀드를 팔고 있다. 은행과의 차별성도 없어진 셈이다.
자산운용사 한 CEO는 “현재 대다수 판매사들이 계열사 상품을 우선적으로 판매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간접투자시장이 크게 확대됐다고는 하나 판매에 대한 문제는 과거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같은 관행이 지속된다면 그 경쟁력은 떨어질 것이 분명하며 판매채널의 다양화, 특히 독립 FP의 활성화는 지금까지 허술하게 상품을 판매하던 금융회사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펀드공시 의무화 통해 계열사 위주 상품판매 막아야”
미국서도 캠페인 횡행…모건스탠리 사례로 진일보
상품리스트 선정 수준 탈피해 전문그룹役 담당해야
◆ 펀드판매 환경 확 변한다 = 긍정적인 신호는 있다. 앞으로 펀드판매 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판매채널 다양화에 대한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최근 가시화된 자본시장통합법에 등록판매인제도나 독립FP, ‘펀드슈퍼마켓’ 등과 같은 판매전문채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사례를 살펴보자. 실제 국내와 유사한 자산운용산업 구도를 갖는 일본만 펀드판매의 대부분을 은행(22%), 증권(77%)이 맡고 있지 미국, 홍콩 등 여타 국가들에서는 다양한 판매채널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주요 금융회사들의 펀드판매는 절반 수준이다. 미국의 은행, 증권, 보험 등 전문 금융회사들은 전체 펀드판매의 49%를 팔고 있다. 20%는 독립FP가, 나머지 31%는 재무설계사와 펀드슈퍼마켓, 자산운용사 직판을 통해 팔리고 있다.
◆ 이제는 펀드전문가 시대 = 이에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최근 미국 간접투자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프로펀드구매자(Professional buyers)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프로펀드구매자란 펀드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기관 차원의 수준높은 정량, 정성적 기법을 활용하는 조립·유통업자 그룹이다. 단순히 우수 상품리스트를 선정하는 수준을 벗고 전문조사그룹으로서의 역할을 담당, 그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대부분 미국 증권사들도 기존의 판매방식에서 탈피, 내부전문가 그룹이나 외부전문가의 힘을 빌려 더 좋은 상품과 운용사 선정에 힘을 쏟고 있다.
프로펀드 구매자의 경우 회사와의 관계를 배제하고 고객들이 최고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 개별 상품보단 패키지화된 프로그램 제공과 자산배분 전략이 포함된 자문솔루션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에 발맞춰 세계적으로 상품과 포장, 즉 운용업자와 유통업자간의 분리현상이 최근 뚜렷해지고 있어 이같은 프로구매자 추세는 판매시장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자산운용협회 김일선 이사는 “미국의 경우 판매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담의 질(質)이 차별화를 결정하는 요소가 됐다”며 “때문에 모든 판매사들이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캠페인 등을 통한 강매행태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단순히 우수상품을 골라주는 형태를 벗고 상품이나 운용사에 대해 전문적으로 조사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그룹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져야 고객의 진정한 투자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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