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1일 보험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가 2002년 4월부터 3년간 조사한 차명별 평균 수리비 내역을 발표하면서 자동차업계의 반발을 종식시킬 수 있게 됐다.
이에따라 손해보험업계는 내년 외제차를 시작으로 가까운 시일내에 국내차까지 포함하는 차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모델별 최고 73%나 수리비 차이
국산차량도 모델에 따라 최저 5%에서 최고 73%까지 수리비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외제차 못지않게 국산차의 차량모델별 보험료 차등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자동차기술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급형 승용차인 체어맨이나 뉴에쿠스의 경우 동급차량인 오피러스보다 각각 46%, 37%나 수리비가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또한 이러한 동급차량의 수리비 편차는 모델수가 많은 SUV차량에서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뉴무쏘의 경우 평균 수리비는 139만9000원으로 카렌스Ⅱ(80만7000원)보다 무려 79.3%가 높았고, 뉴코란도와 렉스턴, 무쏘도 각각 71.3%, 59.1%, 41.9%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SUV 제작비중이 높은 쌍용사의 수리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SUV 차량과 함께 대부분 차체가 크고 고가차량일수록 평균수리비가 높았다. 그러나 일부차량의 경우에는 차체가 적고 저가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모델보다 평균수리비가 더 높아 현재 손보사들의 배기량별 보험료 산정의 허점을 보여줬다.
1000cc급 경차인 모닝만 해도 평균수리비는 76만6000원으로 1300cc가 주력인 리오SF, 베르나, 칼로스 등 소형차들보다 수리비가 높았고, 심지어 준중형급(1300~1500cc)인 아반떼XD보다 평균수리비가 800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800cc급 경차인 비스토도 1300cc급인 리오SF보다 수리비가 높았다.
이와함께 차량 제작시 플랫폼을 같이 사용해 흔히 ‘형제차’라 불리는 모델간에도 최고 4.5%의 수리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산차 수리비 편차, 외제차 못지 않다
상세한 데이터에 차메이커 반발 종식
■ 모델별 요율차등화 ‘일석삼조’
모델별 수리비가 천차만별로 나타나면서 요율차등화에 대한 당위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자동차기술연구소도 차량가격이나 크기가 유사하고 심지어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량간에도 수리비가 다르게 나타날 정도로 차량조립구조, 충격흡수능력, 수리용 부품가격이 서로 상이한 상황에서 보험료를 공평하게 부과하기 위해선 차명모델별 요율차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에서도 차명모델별 요율차등화는 보험료 형평성 문제를 떠나 많은 부가효과를 발생할 수 있는 선진화된 제도인만큼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차명모델별 요율차등화가 시행될 경우 자동차업체들의 부품가격의 인하 및 설계개선을 적극 유도해 차량 수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차명모델별 요율을 하나의 구매기준으로 삼을 것이 자명하고, 이것이 하나의 경쟁력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업계가 지난 2003년말 차명모델별 보험료 차등화에 강하게 반발한 것도 ‘새로운 경쟁기준의 탄생’을 막으려는 배경이 숨어있다.
이와함께 자동차업체들의 평균 수리비 절감 노력은 보험요율의 인하로, 다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인하로 이어져 결국에는 국민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경차선호 풍조를 확산시킬 수 있고, 이로인한 에너지 절감효과도 부수적으로 챙길수 있다.
한 손보관계자는 “차량별 상세 데이터가 확보된 만큼 차명보험요율 차등화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며 “외제차는 물론이고 국산차까지 차명보험요율 차등화를 하루빨리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급별 차명별 수리비 현황>
(단위:건, 천원)
주)1. 2002년 이후 연식의 차량 중 사고건수가 500건 이상 모델을 대상으로 함
2. 괄호안은 배기량표시이며 주력모델의 배기량을 기준으로 함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