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영세사업자 위주의 퇴직연금 가입으로 인해 퇴직연금시장은 당분간 저조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은행에 비해 저조한 실적으로 퇴직연금시장에서의 보험업계의 미래가 그다지 밝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공기업 등 대형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보험업계의 경쟁력 배양이 시급하다.
■ 초반 반짝 효과 사라지나
지난해 12월 19일 퇴직연금 상품 판매이후 보험업계는 1호 상품판매를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쳐야 했다. 특히 판매 개시 10일동안 각 사들은 하루에도 3~4건씩의 판매실적을 쏟아내며 퇴직연금시장의 강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두달이 지난 지금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판매 실적은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금감원의 퇴직연금 판매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1월말 현재 금융업 전체의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221억4000만원(1395개)이다. 이중 보험사는 55억5000만원(83개)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1월 중순까지의 실적에 비해 약 17개 정도 늘어난 수준에 불과하다. 이도 몇몇 대형사의 선전에 힘입은 효과로 중소사는 물론 대형사들 중에서도 5개 미만의 판매실적을 거둔 곳이 대다수인 상황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실적으로 누가 잘하냐 못하냐를 평가하기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현재 은행의 판매건수가 많다고 하지만 그 가입사들을 보면 기존에 은행과 거래가 있던 기업인 만큼 순수한 경쟁력을 비교하는 지표로는 부적합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시장에서의 승패는 대기업 및 공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야 판가름할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퇴직연금 큰손 언제나 움직일까
현재 퇴직연금 가입 사업장의 평균 직원수는 9.2명, 평균 적립금도 1587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사업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영세사업장의 경우 노사간 의사결정이 대기업에 비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고, 비교적 가입절차도 간단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영세사업장 만으로는 퇴직연금제도를 활성화시키기 힘들다고 지적하면서 공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실제 상품판매에 나서고 있는 금융기관들도 적극적으로 퇴직연금제도 가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퇴직연금시장의 큰손인 공기업이나 대기업, 심지어 금융업체들의 참여는 가시화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업권에서는 일부 대형생보사들이 퇴직연금 가입을 추진중이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공기업이나 대기업들도 유예기간인 2010년을 기다리는 곳이 많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원금손실 우려에 이어 세제해택 등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큰손들의 움직임을 자제하고 있다”며 “이에 중소기업에 대한 ‘꺽기’ 판매관행이 확산되는 등 문제가 있는만큼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전기마련에 정부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