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고객를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지난해부터 마케팅비용이 크게 제한되면서 이에 해당되지 않는 실전투자대회를 증권사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실전투자대회가 신규고객 창출을 위한 한 방법이었다면 최근엔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기 위한 서비스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어 그 트렌드 변화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99년 한화증권의 첫 대회를 시작으로 붐을 이루다 다소 퇴색한 실전투자대회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실전투자대회를 자사 홍보 및 고객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우후죽순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부분의 증권사는 최소한 한번 이상의 실전투자대회를 진행했으며 한 대형사는 1년 동안 무려 3회 이상의 대회를 열기도 했다.
올해도 이미 삼성, 대우, 현대증권 등 3곳이 실전투자대회를 실시하고 있고 다른 증권사들도 상반기 중 개최를 목표로 세부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해 4월 증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연간 마케팅비용이 제한된 것도 증권사들의 실전투자대회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라 증권사들의 연간 마케팅비용은 직전 사업연도 수수료 수익의 1%를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마케팅 범주에 들지 않는 실전투자대회를 활용,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마케팅비용 제한 때문에 여간해선 새로운 사업을 벌일 수 없는 데다 업계 전반적으로 수수료에 대한 마케팅활동도 사실상 금지돼 있어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다른 선택이 없다”면서 “제도에서 벗어나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실전투자대회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상금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증권사에서는 실전투자대회를 통해 자사 홍보와 고객유치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라며 “물론 상금과 운영비, 광고비 등의 비용이 들긴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이 단기매매를 통한 회전율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수료 수익 또한 쏠쏠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대회가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증권사간 차별성도 뚜렷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전체 수익률만으로 순위를 정해 상금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증권사별로 정석투자, 워런트증권투자, 지역리그제 등 다양한 기준을 세워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대회가 늘어나면서 그 형태가 다양해지다 보니 예전에는 소위 잘 나가는 사람이 주로 참가했지만 요즘은 일반인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일반 고객들의 경우 상위자들의 매매스타일 분석을 통해 수익률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기본적인 시스템의 진화라기 보다는 게임형태만의 변화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원천적인 틀의 업그레이드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한 곳의 실전투자시스템을 대행해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룰은 같다고 볼 수 있다”면서 “물론 과거에 비해 불공정거래가 크게 줄긴 했지만 갈수록 대회시스템 관리가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홍승훈·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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