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우리사주조합 결성문제를 놓고 노사 상호간 관리권한을 쟁취하겠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결국 회사측이 사주조합결성을 통한 증자계획을 철회한 것.
7일 녹십자생명 및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임직원 모두가 주주인 회사로 만들기 위해 우리사주제도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힌 녹십자생명은 최근 이를 돌연 취소했다.
이유인 즉 우리사주조합의 조합장 선거에 후보자로 노조측이 황근영 생명보험노동조합을 내세우자 사측이 반발,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것.
즉 대부분의 조합원이 노조원으로 구성되고 이에 황위원장이 조합장 후보로 나올 경우 우리사주조합을 노조가 심각한 수준으로 관여 하게 될 것을 사측이 우려한 나머지 철회라는 카드를 내민 것.
녹십자생명의 노조위원장은 “회사측이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하고 조합장에 회사측 인사를 발탁하려 했던 계획이 황 위원장이 후보로 나서 그 가능성이 낮아지자 이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우리사주제 시행은 단체협약 교섭안에 포함된 사안으로 현재는 지금여력이 문제가 되지 않아 이를 놓고 당분간은 논쟁가능성이 없으나 향후 증자의 필요성이 있게 될 경우 재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직원들이 참여한 증자계획을 추진하려 했지만 노조가 조합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하자 이에 사측이 부담을 많이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사측은 직원들의 재산증식차원의 취지에서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추진했지만 노조측이 이를 장악하려들자 부담이 가중, 입장을 바꾼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생명의 한 관계자는 “당초 우리사주조합결성에 완강하게 반대했던 노조가 돌연 입장을 바꾸어 찬성하고 직후 조합이 결성되기도 전에 권한을 행사하려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며 “직원들의 재산증식차원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계획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회사가 재무부담도 그리 크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취지로 시작한 조합결성에 생각하지 못한 노사간 의견대립으로 무산된데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사주제도는 직원으로 하여금 자기회사의 주식(자사주)을 취득하게 하고, 이를 통해 기업 생산성 향상과 직원복지, 기업발전을 도모하는 제도로 당시 녹십자생명은 우리사주제 시행과 관련 직원들이 주주로서 주인의식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수평적 의사소통이 원할히 이뤄짐으로써 노사협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사 양측이 조합에 대한 권한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면서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으며 이를 놓고 녹십자생명내에서는 전 직원들에게 재산증식의 좋은 기회를 놓치게 했다는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