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에서 민원처리 및 분석 등을 전담하는 고객지원팀을 이끌고 있는 유기종 팀장의 신념은 우직하다.
지난 상반기 금융감독원의 민원발생평가 결과 전 은행 가운데 ‘꼴지’라는 불명예를 얻었던 외환이지만 지난 2월 신설한 고객지원팀이 고객신뢰 재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민원처리 업무를 독립된 부서에서 하는 곳은 외환은행이 유일하다”며 “이 팀은 단순히 민원을 해소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사전에 파악하고 정책에 반영시켜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팀 업무의 50%는 고객 불만을 처리하는데, 그리고 나머지 50%는 이같은 불만의 목소리를 관리해 제도를 개선하고 정책에 반영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유 팀장은 “이 점은 정말 자랑하고 싶다”며 “신상품을 출시하려면 반드시 우리 팀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신상품과 관련해 향후 계약과정 등에서 문제 발생 소지 등을 고객 입장에서 검토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그동안 신상품 출시 때 법규팀이나 감사팀 등에서는 은행 입장에서만 검토했던 점을 비춰보면 진일보한 것”이란다. “게다가 우리 팀에서 의견을 내놓으면 반드시 반영시켜야 출시가 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될 때는 타 부서와의 마찰도 많았다고 그는 털어놨다.
“그러나 이제는 상품 부서에서도 상품이 고객지향적으로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쪽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검토를 요청하고 협의를 요구하고 있어요”
또 하나 그는 “업무처리 때 중간단계 없이 바로 경영진에 보고를 하기 때문에 고객불만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예로 은행 귀책사유가 있어 고객에 돈을 물어 줘야 할 경우 1000만원 까지는 제 전결로 즉시 물어줄 수 있는 등 보상규정에 대해 신속하게 제 전결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6월부터는 고객불만처리를 모두 전산화함에 따라 고객불만이 접수되는 동시에 불만유형, 처리내용 등 240개 항목으로 자동 분류돼 데이터가 저장되기 때문에 ‘고객의 목소리’를 분석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유 팀장은 “이런 모든 과정들이 결국에는 고객불만 해소라는 수동적 역할이 아닌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객의 소리를 취합해 상품개발 등 제도 정책에 반영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고객이 은행에 불만을 느껴 떠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는 원칙에서 출발한다고.
요즘에는 분쟁이 있었던 고객이 과일바구니를 들고 찾아오기도 하고 자칫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줄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이를 해소해줌으로써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고객들을 접할 때 그는 보람을 느낀다.
팀이 생기고 10개월여의 이런 노력들 덕분에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 불만건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분쟁이후 거래유지율’도 작년에 비해 늘어났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처음 이 팀이 신설됐을 때는 전산은 물론이고 규정 등 그 어떤 것도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열흘 후 차세대 전산시스템이 오픈되면서 크고 작은 전산오류들이 생겨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도 회상했다.
그러나 이제 고객의 불만을 관리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만큼 유 팀장은 “앞으로는 어떤 평가방식을 적용하더라도 꼴지그룹에 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