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국보험대리점협회(이하 보험대리점협회)는 온·오프라인채널간 공정경쟁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길 주장하는 한편 현재 종합 손보사들이 1사 2요율체제를 인정받아 영업하는 행위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등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보험대리점협회측은 향후 자동차보험정책과 관련해 손보업계가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현재 1200여명의 회원과 300여개의 회원사를 대상으로 전개하고 있는 서명작업과 함께 청와대 및 국회, 재경부 등 외부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압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손보업계 일각에서는 온라인 자보는 손보산업 변화의 큰 흐름 중 하나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대리점업계의 종합손보사의 자보정책 수정 및 철회요구는 심각한 경영간섭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9일 손보업계 및 대리점업계에 따르면 보험대리점협회는 지난달 ‘현 자동차보험시장의 문제점과 대책’이라는 안을 마련, 금융당국을 비롯해 손보협회, 각 손보사 임원들과 만나 현 자동차보험시장이 온라인 가격할인으로 인한 출혈경쟁을 가속화해 수익성 악화가 초래되고 있으며 이로인해 보험산업의 부실이 야기되는 동시에 실업률이 증가된다며 개선안 마련을 촉구했다.
보험대리점협회 김소섭 회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간 요율격차가 너무 커 오프라인조직의 경쟁력이 일방적으로 상실되는 등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이는 온라인 자보사 인가계획이 검토될 당시 선진국처럼 세밀한 분석과 적정한 검토를 하지 않은채 추진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온라인채널에 관대한 정책을 펼침에 따라 각사들이 온라인 자보에 부담없이 가세하고 있다”며 “온라인 자보가 대세라면 온·오프라인 채널간 요율격차를 줄여 공정경쟁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자보의 경우 손보산업 변화의 흐름”이라며 “대리점 등 오프라인 조직이 생존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동차보험 판매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장기보험 판매전략을 강화하는 등 나름대로의 자구책 마련을 위한 노력에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리점協-공정경쟁 기반마련 ‘서명운동’ 전개
손보업계-손보산업 변화의 대세로 인정해야
■ 온·오프라인간 요율격차 너무크다
보험대리점업계는 무엇보다도 현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채널간 보험료 차이가 너무 커 경쟁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이로인한 불공정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취약해질 수 밖에 없어 오프라인 조직이 고사직전의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때 무엇보다도 가격경쟁력에서 열세에 있는 오프라인 상품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외면당할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타 상품의 영업에도 영향을 미침에 따라 문제의 심각성은 자동차보험영업에서 뿐만 아니라 장기보험 등의 매출에도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소섭 회장은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을 영위해온 오프라인 조직들이 가장 우려 하고 있는 것은 온·오프라인간 불공정 경쟁으로 인한 계약이탈이 자동차보험에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 이들이 향후 장기보험등 여타상품의 가망고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반적으로 영업활동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계약이 일정부분 유지돼야 여타 보험상품의 판매활동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리점협회측은 온·오프라인간 보험료 차이를 한자리 수로 줄여 온라인에 대응해 경쟁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거나 대리점 전용상품을 개발해 주는 등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더구나 종합손보사의 온라인 자보진출에 대해 ‘1사2요율제’가 인정돼 영업행위가 가능하게 한 것은 상당히 모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동일상품을 가지고 온라인은 싸게 팔고 오프라인은 비싸게 파는 것은 모순이며, 이는 오프라인 조직을 붕괴시키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오프라인 조직에 대한 대안마련 없이 진행된다면 보험산업의 성장동력이었던 대리점과 설계사들의 붕괴만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상생하자는 취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만큼 손보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 온라인은 관대, 오프라인은 규제강화?
김 회장은 이처럼 손보사들의 온라인 자보진출로 오프라인 조직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는 것은 온라인 자보사 인가계획이 검토될 당시 선진국처럼 세심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고 시행된 후 발생될 문제점에 대한 대비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금융당국이 교보자보 인가검토시 선진국의 경우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부작용은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했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책적으로 온라인 채널에는 관대하면서 오프라인 조직의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는 등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의 경우 온라인 자보가 강조하는 적정사업비율 18%를 현재 모든 온라인 자보사들이 상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저비용으로 인한 고객혜택이라는 논리의 설득력은 떨어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감독규제는 없다는 주장이다.
협회측은 ‘제 값주고 보험에 들면 바보’라는 인식이 확산돼 리베이트 시장이 활개를 치고 있으며 경쟁력이 취약한 오프라인 조직들의 계약팔아넘기기 등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자보시장은 온·오프라인 채널간 공정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건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온라인 채널의 경우 최고 45.8%가 할인되고 자유로운 판촉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대리점 등 오프라인 조직의 경우 모집수수료 동결, 사업비 규제, 모집질서 규제 강화 등으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즉 온라인의 할인폭이 오프라인에 비해 상당히 크고 각종 제휴카드와 캐쉬백을 통한 각종 할인행위가 인정돼 자유로운 판촉활동이 가능한 반면 오프라인의 경우 모집인들에게 3만원 이상의 판촉활동을 금지하고 보험료 무이자 혜택제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편향된 감독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직판사 설립검토 당시 금융당국에 많은 문제점을 건의했지만 3년정도 시행한 후 사업비율, 손해율 등을 분석해보고 보험료 조정문제를 검토하자고 제의해 기다려왔다”며 “현재 교보자보의 경우 4년이 지났지만 사업비율이 상당히 높게 나옴에도 불구 보험료 인상조정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오프라인 조직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대리점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자보의 큰 특징은 저렴한 보험료라는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소비자 권익차원에서 나쁠 것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또한 “사업비율이 높은 것은 초기 투자사업비의 부담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뚜렷한 해결책 없이 골만 깊어질 듯
김소섭 회장은 지난달 박창종 보험감독국장을 만나 자동차보험의 직판영업 및 온라인 보험시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개선책 마련을 건의했지만 결국 손보협회측에 문제를 넘겼다.
당시 박 감독국장은 손보협회 안택수 전무에게 김 회장의 뜻을 전달, 합의점을 제안했으며 이에 공문을 접수한 손보협회는 지난달 27일 열린 손보사장단 회의에 보고건으로 전달했다.
김 회장은 “현재 사장단 회의에 우리의 입장이 전달됐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손보산업 성장의 주체였던 설계사와 대리점을 무시해서는 안되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제안인데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오는 11일 손보사 사장단 회의가 있어서 그때까지 기다려볼 생각이지만 여전히 대안마련에 소홀할 경우 국회를 비롯해 청와대 등 탄원서를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보업계에서는 대리점업계의 온라인 자보계획에 대해 수정 및 철회해줄 것을 요구한 것은 심각한 경영간섭이 아닐수 없다며 불만을 표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진출 및 확대전략에 대해 의견제기는 좋지만 청와대, 국회 등 외부기관에 탄원서 제출하는 것은 일종의 압력행사로 이는 경영간섭”이라며 “금융당국이 시장주의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손보업계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리점업계 역시 체질개선을 통한 생존경쟁력을 찾는 방법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양규 기자 kyk7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