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형 케이뱅크 대표 / 사진제공 = 케이뱅크

"소호 시장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성장"을 목표로 삼았지만, 이자이익 감소와 순이자마진 감소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다만 비이자이익이 상승하고,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며 실적 회복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케이뱅크는 올해 AI 등 기술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수익성 제고를 위한 핵심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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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15일 2025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당기순이익이 전년도보다 68% 감소한 1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자이익과 순이자마진(NIM)이 줄면서 당기순이익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1분기 이자이익은 1085억원으로, 1357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무려 20% 감소했다.
NIM 역시 전년도 1분기에는 2.4%를 보였지만, 올해는 0.99%p 감소한 1.41%로 내려앉았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가계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신 잔액은 늘어나면서 이자 비용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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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케이뱅크의 1분기 말 수신 잔액은 27조 8000억원으로, 16조 9000억원 규모인 여신 잔액보다 64.5% 많은 상황이다.
증가율 역시 수신 잔액은 전년도보다 15.9% 늘어난 것에 비해 여신 잔액은 14.8% 성장하는 데에 그쳤다.
수신 잔액 성장을 견인한 것은 '파킹통장'이다.
은행권 수신 금리 인하와 자산 시장 위축으로 투자 대기자금이 유입되면서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잔액이 1분기에만 2조 2000억원 가량 늘었다.
단기적금 상품도 수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한 달 간 매일 납입 시 연 최대 7.2%의 금리를 받는 단기적금 ‘궁금한 적금’의 경우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올해 3월까지 약 40만좌가 새로 개설됐다.
부부 합산 소득 인정으로 아파트담보대출 고객군이 확대됐고, 전셋집 안심스캔·HF전세지킴보증 등으로 전세대출이 성장하면서 여신 규모도 증가하고 있지만 수신의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업비트'의 거래 은행을 맡고 있는데, 가상자산 거래소 예치금 이용료율이 상향 조정된 것도 이자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행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개인(Retail)과 기업(Corporate) 시장을 양대 성장 축으로 삼아, 고객 기반을 1500만 명까지 확대하고 비대면 소호(Soho)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1분기 기준 케이뱅크 고객 수는 136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소호 부문의 경우 개인사업자 대상 부동산담보대출인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이 올 1분기 후순위 대환대출 출시 이후 흥행하며 지난 4월 말 기준 잔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100% 비대면 ▲업계 최저 수준 금리 ▲빠른 대출 실행 등이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의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비이자이익 증가도 주목 할 만 하다. 케이뱅크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1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5% 증가했다.
MMF 운용 수익 확대와 플랫폼광고 매출 본격화가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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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 지표의 개선세가 뚜렷한 하다는 점도 향후 케이뱅크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1%로, 0.87%였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0.26%p 감소했다.
고위험 여신에 대한 완충 능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 비율도 전년도보다 66.48% 오르며 은행권 최고 수준인 303.3%를 달성했다.
연체율도 크게 줄었는데, 작년 1분기 말 기준 0.95%에서 올해 0.66%로 낮아졌다.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양호한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 1분기 적극적인 채권 매각을 통해 건전성 지표 개선에 주력하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BIS 총자본비율 역시 전년도보다 0.69%p 증가한 14.39%를 기록하며 자본적정성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케이뱅크는 올해 AI 등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힘쓸 방침이다.
"탄탄하고 안정적인 IT인프라를 성장 기반으로 삼고, AI 전환을 가속화 해 'Tech 리딩 뱅크'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최우형 대표의 기조에 따른 것이다.
지난 2월 인터넷은행 최초로 금융 특화 프라이빗 LLM(Large Language Model)을 도입, 3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AI 보이스피싱 실시간 탐지 기술을 적용한 케이뱅크는 올해 연간으로 지난해 약 3배 수준의 AI·클라우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소상공인 등 취약 계층을 위한 금융을 확대하자는 최 대표의 주문에 따라, 상생 금융도 강화한다.
올해 1분기의 경우도 평균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35%로 직전 분기보다는 0.3%p 감소했지만, 관리 기준(30%)을 크게 상회하며 인터넷은행 업계 최고 수준을 지켰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