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올해 들어 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강조하면서 증권 투신운용 등의 M&A에 적극 나선 덕분에 은행부문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다. 앞으로 추가적인 M&A 가능성이 남아있어 비은행 강화가 ‘본궤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절대적인 비중은 아직도 미흡해 향후 누가 먼저 균형있는 체제를 갖춰 시너지를 내느냐에 따라 지주사의 경쟁력을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은행비중 99%서 80%대로= 지난해 상반기 본지에서 각 금융지주사들의 은행비중(자산기준)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시 우리금융이 99.24%, 신한지주가 96.70%, 하나은행이 98.74%로 은행 비중이 최고 99%에 달했었다.
그러나 올 9월말 현재 자산기준으로 한 은행부문 비중은 그동안 우리금융의 LG증권 인수, 곧 지주사를 출범시킬 하나은행의 대한투자증권·하나캐피탈 등 비은행부문 인수 및 강화로 그나마 줄어들었다.<표 참조>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은행부문 자산은 총 160조9000억원으로 전체 자산 169조5000억원 중 94.9%를 차지했다.
신한지주도 신한은행, 조흥은행, 경남은행 세 개 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그 비중은 88.5%에 달했다. 나머지 굿모닝신한증권,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등 6개 주요 자회사 비중은 11.5%로 그러나 유일하게 비은행 부문이 10%대에 진입했다.
곧 지주사로 정식 출범하게 되는 하나지주도 하나은행 자산이 103조1000억원으로 전체 자산 가운데 95.6%를 차지했다.
모두 지난해보다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은행부문 비중은 5%대에서 10%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손익기준으로 보더라도 우리금융(1~9월)의 경우 은행비중이 91.5%에 달하며 신한지주(1~9월)는 90.9%, 하나지주(반기기준)는 88.4%로 여전히 편중이 심하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대표적 지주회사인 씨티그룹의 경우 은행대 비은행비중이 ‘50대 50’수준이며 아시아의 DBS(싱가폴투자은행)만 봐도 ‘70대30’에 이른다”며 “절대적인 비중자체가 아직은 안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지주사체제 시너지내기엔 여전히 역부족”= 이에 따라 아직은 경쟁우위가 불분명한 현 지주사 구도에서 누가 먼저 균형적인 체제를 갖추고 그 체제 속에서 시스템 및 제도를 정비해 시너지를 빨리 극대화 하느냐가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 이라는 데에 금융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미 대형 증권사 및 투신운용사 등의 인수를 시작으로 비은행부문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며 향후 카드 및 보험사 등의 추가적인 M&A 가능성이 열려있어 이를 놓고 벌이는 싸움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지주사가 결국 겸업화를 전제로 한다면 은행을 키우고 비은행을 강화하든, 비은행을 먼저 강화하든 결국엔 균형을 맞추고 수익구조 상의 편중을 완화시키는게 시급하다”며 시너지를 내는 것은 균형에 맞는 체제를 갖춘 이후의 문제로 봤다.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기본적인 체제는 갖춰졌지만 시너지를 낼 정도로 정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관계자는 “증권 및 투신운용 등 해당 업계의 리딩회사들을 인수함으로써 외형적인 틀은 갖췄지만 처음부터 태동한 게 아니어서 상호 업무연계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성과배분 등의 제도 및 시스템 정비는 물론이고 정서적인 릴레이션십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 지주사들이 LG카드에 열을 올리고 있고 보험사 인수 및 설립에 대한 검토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비춰 보면 한동안 비은행부문 강화가 필요하고 여기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비은행 부문 강화와 이에 따른 시너지 발휘가 향후 지주사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지적엔 모두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주사별 은행/비은행 비중>
(단위 : 억원, %)
* 자산합계는 단순 합계치임<자료: 각은행>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