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현대, 한화, 교보증권 등 2000년까지 원장이관을 완료한 증권사들 역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할 예정이지만 쉽게 전략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6일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증권환경 변화에 따른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창사 이래 최초로 기간계를 바꾸는 시스템 구축으로 IT부서에서도 이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원장이관을 진행하면서 기간계시스템 구축을 진행했지만 이관 작업과 기간계 교체 작업은 또 다른 문제라는 시각이다.
이에 더해 IB, M&A, 고객 자산관리, 위탁판매 등 주력해야 할 증권사별 전략이 명확하지 못한 것도 기간계 교체 전략을 확정하는데 어려움 점으로 꼽히고 있다.
대우증권 유용환 상무는 “IT시스템 교체의 필요성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환경의 변화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추진 필요성 발생 전까지 IT의 위상 및 역할변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IT 부문에서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 활성화 이후 증권사간 HTS가 상향 평준화됐으며 대형사 중심으로 딜링, 트레이딩, 종합자산 부각으로 시스템 구축이 진행된 단계다. IT 신기술로는 MMDB (메모리 DB) 적용이 활발했다.
그러나 현재는 재구축해야 하는 가시화된 신제도, 신사업이 없으며 IT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이슈 신기술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또 증권 인프라의 낙후보다는 구성 시스템의 노후가 더 큰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선 이사도 “현업에서 전략만 결정되면 IT시스템에 이를 담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는 자산관리의 전략 변화와 함께 주식 매매에서 중요한 성능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구축했을 때의 위험을 먼저 감당하기보다는 경쟁사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최초 구축인 탓에 은행, 보험사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진행한 SI업체 등 역시 현업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
대형 SI 업체중에는 LG CNS, 금융컨설팅 전문업체 중에는 투이컨설팅 등이 올해부터 증권사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이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금융권 EA와 차세대시스템 구축 노하우로 증권업계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며 “현재 증권업계 전문가를 영입하고 증권업계 전문업체와의 제휴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투이컨설팅 역시 증권사 차세대시스템 구축 시장을 전략적인 시장으로 선정, 이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스콤 ISP 구축 경험이 있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반해 삼성SDS, SK C&C 등은 특별히 증권시장은 공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정된 IT 업체 중심으로 노하우를 갖고 있어 은행, 보험 등과 달리 증권 IT 전문가 확보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내년 이후 대형사 중심으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한꺼번에 이뤄질 때 전문가 부족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