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빨간 물결로 휩싸인 주식시장 열기가 한국 증시 활황장의 상징이자 역사적 고점이었던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돌파가 눈앞으로 다가오자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보다 11.54포인트 오른 984.10로 마감되면서 2000년 1월 18일(981.53) 이후 5년 만에 980선을 돌파했다. 여기에 코스닥을 포함한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이번주내 역사상 4번째 1000포인트 고지를 넘어설지 여부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고 일각에서는 이를 기정사실화 하는 들뜬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난 몇 년간 ‘살맛이 안 난다’던 증권맨들도 한숨을 돌리고 있는 것이 사실.
한 증권사의 A과장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뿌리깊은 불황과 구조조정 등으로 곡소리가 끊이지 않던 여의도가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직원들 모두 1000포인트 돌파를 향한 바람과 기대로 한껏 들떠 있기 때문에 똑같은 일을 해도 더 능률이 오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뒤에 마네킹, 쥐 등밖에 없던 신랑감 순위 꼴지의 증권사 지점 직원의 순위가 최근 증시 활황으로 10위까지 훌쩍 올랐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활성화를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안정적인 주식시장으로 발전하기 위한 시작단계인 만큼 성급히 1000돌파에만 의의를 부여할게 아니라 과거처럼 단기간 내 힘없이 되밀리지 않고 1000선에 안착하는 한국증시의 ‘질적 변화’를 위해 정부, 기업, 투자자 모두 더욱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만물이 회생하고 희망이 넘치는 따뜻한 봄날에도 반드시 매서운 꽃샘추위가 찾아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