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해 시장에는 큰 문제가 없고 철저히 리스크를 피하는 것을 기본으로 수익성 있는 상품을 찾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농협 신한은행 외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부동산경기 침체와 각종 정책악재에도 불구하고 각각 대략 5800억원, 5400억원, 3000억원 등 비교적 괜찮은 PF실적을 기록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전략에서는 은행마다 의견이 갈렸다.
신한은행은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두는 해로 삼았다. 시장이 약보합을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농협은 최근 투자금융본부를 확대 개편하면서 부동산금융팀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따라 인력을 공격적으로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부동산개발금융에 나설 태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PF시장은 규모도 크고 수익성도 높아 향후 성장이 예상된다”며 수익성 있는 상품을 고르는 데 초점을 둘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행정수도위헌 판결로 하반기 PF시장이 급속히 위축된 가운데서도 하반기 PF실적이 상반기보다 3배나 높았다. 이는 시장상황이 나빠지더라도 시장 자체에는 변화가 없고 오히려 금융조건이 유리해져 은행입장에서는 사업성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업별로 아파트가 PF의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상가개발에는 은행돈을 쓰기는 힘들게 됐다. 다만 후분양제에 의한 사업의 경우 가능성은 열려있다. 해마다 30만호 정도의 주택이 건설돼야 하고 설사 공사가 중단되더라도 시공사의 책임보증과 대한주택보증이 끝까지 완공시키기 때문에 은행입장에서는 부실 우려가 없다. 또 시공사 스스로도 상가 수주는 피하고 있어 아파트외에 은행한테 의뢰하는 경우가 적다.
특히 은행마다 모기지론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에 아파트개발금융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금융이 이뤄지면 모기지론에 대한 우선권을 갖게 된다”며 “가령 개발금융에 100억원이 지원됐다면 모기지론규모는 수백억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후분양제에 따른 개발금융 변화에 대해서는 비교적 불투명하게 내다봤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사업성 검토는 해볼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신한은행 관계자는 “후분양제로 분양위험 및 가격위험이 높아져 제조원가가 상승하거나 품질이 낮아지는 등 문제가 발생해 결국, 금리비용이 커지는 등 문제가 야기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투자유망지역인 수도권외에 대구 등 일부 지방에 대해 낙관적이다. 실제 대구에서 개발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고 파이낸싱 요청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분위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수도권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지역도 없다는 분석도 있는 반면, 수도권은 분양물량이 이미 찼고 판교분양에 따른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재건축 재개발 수요는 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공사 등 사업 파트너에 대한 향후 관계에 대해서도 주택전문 시공사가 PF를 지원받기는 힘들게 됐다. 토목 주택 플랜트 등을 겸하는 시공사 등 대외 신인도가 높아야 같이 사업할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은행 관계자는 “프로젝트의 적시성과 사업성 분양성 분양가 준공 리스크 수용예측 인허가 등 여러 변수가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