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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꼭 안으로만 굽어야 하나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04-10-0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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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구조상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그야말로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조직 리더 또는 수뇌부의 선택 결과를 두고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어떨까? 이때의 ‘팔’은 안으로만 굽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닐 뿐더러 바람직한 방향으로 필요한 만큼 효율적으로 힘을 동원하는 게 이상적일 것이다.

지난 9월30일 발표된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역할분담방안은 안으로 굽었다는 평가를 벗어나기 어렵다.

법적 정책적 판단, 그리고 의결기구인 금감위 회의에 안건을 부의할 수 있는 핵심적 역할을 금감위 사무국이 맡도록 한 이번 조치는 금감원쪽 사람들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윤증현 위원장 겸 원장의 의지는 확고하기만 하다. 금감원 사람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나름대로 대표자격을 갖춘 이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그는 싫으면 떠나라는 표현까지 했다고 한다.

합의제 행정기구인 금감위를 신설하고 그 아래 4개 감독기관을 한 통 속으로 몰아 넣은 금감원을 두는 체제가 지난 98년4월 출범한 이래 감독기구개편 시도는 크게 보아 이번이 두번째다. 2000년에 시동을 걸었다 현행유지하기로 막을 내렸을 때는 용두사미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엔 근본적 손질이 가해지리라는 기대로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로 일단락 됐고 중장기적으로 묘안을 찾아보자는 미명 아래 마련한 역할 분담 방안은 이해 당사자 가운데 한쪽에게 육중한 충격을 안겼다.

결과적으로 금감위의 위상은 이른바 ‘금융부’로 독립되기 전으로서는 가장 좋게 격상된 셈이다. 반대로 금감원은 단순 보좌 또는 일상 실무만 맡는 ‘수족 노릇’에 충실해야 할 때가 됐다.

물론 윤 위원장 겸 원장은 앞으로 금융감독기구를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권위를 확보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게하려 애쓸 것이다. 다만 이번일도 금감위 사무국 사람들이나 금감원 사람 모두 한 식구로 생각하겠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장 좋은 모델을 모색하겠다던 초심에 대한 의구심이 샘솟게 됐다는것 또한 사실이다.

금감위 회의 안건 부의 과정에서 금감위 사무국과 금감원을 공정하게 경쟁시켜서 능력이 떨어지는 자를 배제하겠다는 취지는 좋은 아이디어지만 모름지기 모든 제도는 사람이 운용하는 것이고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당초 의도에서 벗어나기 십상이다.

법적·정책적 판단, 공권력적 행위를 반드시 공무원만 할 수 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부조리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다시 심각하게 금이 간 양 조직을 어떻게 융화시킬지, 이것은 발등의 불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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