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과거처럼 수동적인 자세에서 지원업무만을 수행하는 부서가 아니고 능동적인 입장에서 자체 ROI를 고려한 IT 지원을 해나가겠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 현업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한편,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전자금융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 신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산부서의 포부는 아직까진 전산부서 내에서 머무르고 있는 듯 싶다. 심지어 협업의 요구 수준에 자꾸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들린다.
이는 최근 은행들이 진행하는 차세대시스템 구축에서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올해 많은 은행권에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 가동하고 또 구축 설계에 들어가고 있다.
오늘 기업은행이 그 첫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 첫 포문을 여는 것도 그다지 순탄치는 않았다. 세 차례 연기를 통해 무려 9개월 정도가 늦어졌다. 이 은행의 가동 연기 이유는 금융사업의 기본적인 업무 지원이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드 통합에 따른 파업 등으로 인해 7개월 정도가 늦어져 가동한 한 은행의 카드 차세대시스템도 이중 인출이 발생되는 등 시스템상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됐다.
현재 안정화 단계에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9월과 10월에 차세대시스템 가동이 예정돼 있는 2개의 은행들도 그다지 순탄치만은 않은 실정이다. 한 은행에서는 영업점 테스트 결과가 좋지 못하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물론, 이런 문제점이 발생되는 원인이 모두 은행 전산부서 직원들에게 있다는 말은 아니다. 은행 전산부서를 출입처로 삼고 취재를 다니는 기자로서 그 누구보다 전산부서 직원들의 노고와 어려움에 대해서는 십분 이해하고 공감한다.
결과에 대해서도 ‘잘해야 본전’이라는 식의 대우를 받으면서 느끼는 섭섭함도 알고 있다.
문제는 차세대시스템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보다 신중한 경영진의 결정과 다양하고 최고의 구축 사례 등을 통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지 차세대시스템 구축 뿐 아니라 어떤 시스템 구축에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진행 과정에 있어 불필요한 프로세스는 과감히 버리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는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더 이상 전산부서 직원의 노력과 땀, 그리고 그들의 목표가 그들만의 것이 아닌 은행 전체에서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비단 그곳을 출입하는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