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복잡성의 증가는 IT(전산실)와 비즈니스(현업)간의 간격을 더욱 크게 하고, IT는 일부 전문가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으로 현실과의 괴리를 불러온다. 이러한 IT와 현실의 갭은 궁극적으로 실제 비즈니스의 요구를 IT가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IT 위기론까지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대형 IT 솔루션 공급업체들은 이미 몇 년전부터 웹서비스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 Service Oriented Architecture)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SOA는 기존에 각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듈화하고 이를 웹서비스를 통해 공유하고 재사용하자는 개념이다. 이제는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하나하나 일일이 개발하는 형태로는 IT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매번 개발하는 형태는 비즈니스의 요구를 탄력적으로 지원할 수 없고 IT의 복잡성을 더욱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SOA는 웹서비스와 XML이라는 기술적 도구를 통해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를 두고 IT업계에서는 ‘IT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표현으로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IBM, 오라클, MS, CA, BEA 등 각분야의 IT 벤더들은 SOA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SOA를 통해 IT 기술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지는 몰라도 최소한 IT 시장을 바라보는 솔루션 공급업체들의 패러다임은 요지부동이라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IT패러다임의 변화를 두고 공급업체들이 접근하는 방식은 기존과 달라진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접근 방식 역시 아전인수격으로 이뤄지고 있다. 웹서비스를 두고 여전히 보안과 관리가 핵심이라는 관리업체들의 주장이나, 서비스의 중심은 항상 데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데이터베이스 솔루션 공급업체들의 주장은 단적인 예다.
이들의 주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 기존 영역 중심으로 자사 비즈니스 영역 확대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IT의 위기나 복잡성 증대로 인한 사용자의 불편함은 이미 뒷전이다.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한 IT 공급업체들의 대응은 웹서비스 표준안의 채택과 지원, 이를 기반으로 한 상용제품 출시가 전부이다.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이 순간에도 사용자들은 각기 다른 사용자 인터페이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추가 비용을 IT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단적인 예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IT에 대한 불신과 위기론은 IT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이를 암암리에 조장해온 IT 공급업체들이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IT 기술의 패러다임 변화 이전에 공급업체들의 IT 접근방식이 바뀌어야 IT는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