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황영기 효과’에 힘입어 9000원대를 넘어섰던 주가도 사건이 알려진 후 130원이 빠져 나갔다. 다행히 시장에서는 우리금융 주가의 지속 상승을 예상하는 모양이다. 일부 증권사는 만약 주가가 떨어지면 그 때가 매수기회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번 사건도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내부 검사시스템 때문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은행으로 합병된 만큼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직원의 불안감이다. 이번 사건도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에 흡수합병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사고가 곳곳에서 터진 것과 궤를 같이한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돼 있다고 해도 작정하고 일을 저지른다면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하는 정부 관계자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우리은행 노조와 황회장의 신뢰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사의표명을 했던 노조 위원장은 이를 철회하면서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은행장의 노사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 놓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파트너끼리는 서로 알아가고 신뢰를 쌓아가는 게 바람직한데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도덕성과 직업에 대한 충성도가 사고 예방의 첩경임을 감안하면 이 또한 우리금융에 기대를 걸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상호 신뢰회복이 절실한 이유다.
한계희 기자 gh01@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