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富)의 형성 바탕이 농경시대에는 땅이고 산업시대에는 공장이었지만, 오늘날의 정보시대에는 금융이라 할 수 있다. 금융도 은행예금, 보험, 주식, 채권 등을 조합하여 손해 위험을 줄이고 수익 기회를 동시에 추구하는 복합형으로 진전되고 있다.
종래에는 금융을 하방리스크(downside risk)를 회피해 나가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으나 금융자산 규모가 축적되고 위험의 감내 능력이 커지면서 상방리스크(upside risk)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부유층일수록 금융자산의 보유 비중이 높고 또 보유 형태도 단순히 보험이나 연금상품보다는 주식, 선물파생상품 등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선물시장은 예외적인 시장성장패턴 때문에 한편으로는 찬탄의 대상이 되면서도 외국인의 접근이 사실상 쉽지 않은 지역 시장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구상에서 하루 백만 계약이 이루어지는 유일한 시장이다. 또한 단위 계약에 필요한 금액이 6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참여하기에 만만한 규모이다. 우리나라의 이례적인 경험은 시카고선물거래소 등에서 종전상품의 1/10 크기인 이미니(E-Mini) 상품을 양산하고 성공시킨 동인이 되었다. 앞으로 이미니의 1/10 크기인 이미니미니(E-Mini·Mini) 상품의 출현도 가능할 것이다.
우리 시장이 철저하게 온라인 거래에 숙달된 개인 투자자에 기초하여 성공한 시장이라 한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선물 인구가 아직 주식 인구의 1%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으나 Kospi200이 갖는 유동성은 이미 충분한 수준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 상태보다 더 커지는 것은 선물시장이 갖는 국민경제적 의미-즉 위험관리기능-을 퇴색시킬 위험도 있고 사회적으로 꼭 바람직한 것으로 보지 않는 견해도 만만찮다. 지금과 같이 투기적 시장으로 인식된다면 선물시장과 현물시장간의 보완성(complementarity)과 상호보강 효과(reinforcing effect)도 약화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정부 기관의 조사에 따르더라도 시장에 참가한 대부분의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보았다는 것인 바, 이는 바로 계약 상대방인 기관투자자가 같은 규모의 이익을 보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태 즉 ‘하우스’에 해당하는 중개기관들이 상당한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이러한 구조가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하나. 우리 시장이 이제까지 하나의 극단이었다면 앞으로는 선진 시장에서와 같은 상품, 투자자 구조로 이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 교육이다. 상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시장 참여가 파국에 이를 수 있다는 인식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선물금융시장의 발달 역사도 오래되었지만 정부 등 규제기관은 투자자 교육에 우선 순위를 두어왔다.
또 다른 측면은 그간 상방리스크 즉 대박을 터트린다는 점을 장점으로 해 왔다면 이제는 하방리스크 즉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는데 보다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선물시장을 통하여 외환변동위험이나 금리변동위험을 줄여나간다는 것은 보다 합리적인 경영기반을 확립한다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 외환의 가격변동이 금리변동은 관련 시장전문가에 맡겨 두고 일반 기업은 본연의 고유업무에 주안하는 것이 합리적 경영의 기본 자세일 것이다. 또 이것이 정부가 선물시장을 육성하는 소이이다.
마지막으로 선물시장 전문가 육성이 시급하다. 크게 보면 우리나라 경우 선물시장은 증권시장이라는 거목에서 파생하여 커왔기 때문에, 또 그간 증권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여 왔기 때문에, 선물전문인력 육성에 치중하기가 어려웠다. 통합거래소 체제하에서 선물시장과 현물 시장 주 시장이 상호보완적으로 성장하는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거래소 재원의 일부를 할애해서라도 집중적인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조속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