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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만족만으로는 부족, 로열티를 높여라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9-18 00:15

지난 수년간 국내 금융계는 CS (Customer Satisfaction, 고객만족)라는 화두에 주목해 왔다. IR자료의 제목에서부터 CS경영을 전면에 부각시키거나 클레임처리창구 이름에 CS를 붙이는 등의 표면적인 움직임뿐 아니라 담당부서를 정해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왜 CS를 추진하느냐는 물음에는 왠지 답이 궁해진다. 고객만족도가 제고되면 우리 회사와의 거래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도 있겠으나, 과연 그럴까? 미국에서는 고객만족을 과도하게 추구한 결과 재무적 위기에 빠진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

CS우등생들이 수상하는 말콤 볼드리지상 수상 기업들이 경영에서는 불합격 판정을 받는 일도 종종 있었다.

또한 미국에서는 1966년에 이미 고객만족도 상승이 수익증가로 이어진 케이스는 2%에 불과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ATM의 대기시간이 짧으면 고객만족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대기시간이 짧다고 해서 고객은 ‘내년에 차를 살 때는 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지’라고 생각해줄까? 고객만족도 향상이 쓸데 없는 일이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더 중요한 ‘고객 로열티’를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족과 로열티의 갭에 주목하자.

한 지방은행의 예를 보면 이 은행은 만족과 로열티 사이에 갭이 발생한 원인을 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어떤 ATM에서나 수수료 없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면 당행에 있는 계좌를 타행으로 옮길 의향이 있습니까” 사실 이 은행은 그 지역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과 점포망, ATM망을 자랑하는 은행이었다. 즉 편이성이 높은 은행인 것이다.

그런데 조사결과 편이성의 메리트가 사라진다면 다른 은행과 거래하겠다는 의향을 강하게 가진 고객층이 전체의 1/4을 넘어섰다.

고객의 로열티가 비교적 약한 경우 편이성의 차이가 사라짐과 동시에 고객이 유출되는 사태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은행에서는 이미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개인예금부문의 점유율에 비해 개인대출에서의 점유율이 턱없이 낮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결제거래는 지점이나 ATM의 입지성이 좋은 이 은행과 하지만, 고객측의 선택지가 보다 다양한 대출상품의 경우 이미 상당수를 경쟁사에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편이성을 무기로 붙잡아두고 있는 고객이 이를 더 이상 메리트로 느끼지 않게 되었을 때 과연 무엇을 가지고 그들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 로열티는 무엇일까. 로열티의 사전적 의미는 충성심이다.

이를 마케팅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고 계속적으로 구매·이용하려는 의도’라고 정의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로열티 고객이란 단순한 만족을 넘어서 자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행동의도·의향을 가진 고객이다.

고객의 만족을 얻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만족만으로는 기업이익에 직접적인 플러스가 되지 않는다.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이 구체적인 행동을 해주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수익으로 이어진다.

남들에게도 권유하는 ‘타인추천 의도’도 중요하다. 금융서비스는 서비스라는 무형의 것을 대상으로 하므로 경험해보지 않으면 품질을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미 경험한 사람의 의견은 좋은 판단재료가 된다. 물론 금융기관 고객들은 맛집을 추천할 때처럼 적극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다니지는 않는다.

하지만 타인이 의견을 물어올 때 ○○은행이 괜찮더라고 대답해주는 정도는 좋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타인에게 추천해줄 의향이 있는 고객은 로열티가 높은, 중요한 고객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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