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정부는 유흥업소, 음식점, 골프장, 학원, 병원 등 그 동안 소득 파악에 어려움이 많았던 업종의 탈루소득을 파악, 세금을 추징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장려했다.
정부는 당시 연간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총 급여액의 10%를 초과할 경우 초과한 이용금액에 대해 20%까지 소득공제를 해 주는가 하면 국세청은 카드사와 연계해 카드 영수증에 일련번호를 부여, 추첨을 통해 상금을 주는 ‘신용카드 복권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 같은 신용카드 사용 장려정책은 지난 3년간 신용카드시장을 매년 100%씩 성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340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카드사의 부실로 금융시스템을 혼란케 하는 후유증을 낳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대신 직불 및 체크카드의 사용을 유도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올 가을 정기국회에 제출될 이번 세법 개정안은 지난 3년간 소득공제비율을 총 급여액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20%를 적용하던 것을 15%로 낮추고 30%를 적용해온 직불카드도 25%로 낮췄다.
특히 정부는 그 동안 20%만 적용해 오던 체크카드(직불+신용)의 경우 소득공제 비율을 25%로 올렸다.
정부는 또한 현금 결제후 거래내역을 국세청에 통보하면 총 급여액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25%를 소득 공제해 주는 현금영수증카드제도를 신설했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사회 문제를 낳고 있는 ‘신용카드’ 대신 ‘직불카드나 체크카드’로 카드사용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깔려 있다.
신용카드 사용 장려정책을 실시한지 불과 3년만에 ‘자제 정책’으로 바뀐 것이다.
정부의 조세정책에 급성장한 카드업계는 정부정책에 급속한 시장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삼성, LG, 현대 등 비은행계 카드사들은‘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비씨, 국민, 외환, 우리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회원들이 모(母)은행에 예금계좌를 가지고 있어 직불 및 체크카드의 발급이 가능하지만 비은행계 카드사들은 그렇치 못하기 때문이다.
비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세법 개정안은 신용카드시장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특히 비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직불 및 체크카드를 발급할 수 없어 정부 혜택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 정책이 일관성과 조세 형평성에 문제가 많다”며 “현금영수증 카드제는 카드사가 수십년간 비용과 노력을 들여 유치, 관리하고 있는 신용카드가맹점 인프라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용카드시장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성숙기에 접어든 신용카드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는 신용카드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직불 및 체크카드 사용을 권장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신용, 직불, 선불 등 다양한 결제 기능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소비자들이 지불결제를 하는데 있어 고액결제는 분납(할부)이 가능한 신용카드로, 또 외상 결제를 싫어하는 소비자는 직불카드로 하고 소액결제는 일부 금액을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카드로 선택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세법 개정안은 직불 및 체크카드 사용금액에 대해 더 많은 공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결제 방법의 폭을 좁혔으며 이는 신용카드업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정부의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고 있다.
김덕헌 기자 d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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