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생명보험사들은 올해부터 사망률이 30% 이상 낮아진 경험생명표를 시행했으나 사업비를 늘리는 바람에 보험료 인하효과는 낮아진 사망률만큼 반영되지 않았다.
4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1∼3월중 생명보험상품 346종에 대한 사후심사를 벌인 결과 72종(20.8%)이 보험료 산출방식이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나 시정, 보완조치 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1.4분기의 조치비율 20.8%는 지난해 15.5%와 2001년 4.9%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올해의 조치내용은 대부분 합리적인 근거 없이 사업비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평균수명이 늘어나 보험료의 기준이 되는 사망률이 30% 이상 낮아진 경험생명표를 시행함에 따라 보장성 정기보험과 종신보험의 보험료가 12∼29%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생명보험사들은 보험료중 개정된 경험생명표의 사망률을 반영해야 하는 순보험료(보험금 지급에 충당되는 보험료)는 내렸으나 모집비용 등 사업비인 부가보험료를 높였다.
실제로 금감원이 보완조치한 대형사인 A사의 무배당종신보험(보험가입금액 1억원, 60세 만기, 월납, 남자 40세 기준)의 경우 경험생명표를 적용하기 전에는 순보험료가 8만1000원이었으나 적용 후 6만8000원으로 16% 내렸다.
그러나 부가보험료를 1만8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오히려 22.5% 올렸으며 따라서 계약자가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는 9만9000원에서 9만원으로 9.1% 내리는데 그쳤다.
또 중형사 B사의 무배당종신보험(보험가입금액 1억원, 20년납, 월납, 여자 40세)도 순보험료는 7만4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29.8% 내렸는데도 부가보험료가 2만5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124% 올라 보험료는 9만9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16.2%만 인하됐다.
이밖에 외국계 C사의 무배당입원특약상품(보험가입금액 1000만원, 80세만기, 60세납, 남자 40세 기준)도 순보험료는 4400원에서 1720원으로 61% 내렸으나 부가보험료가 580원에서 1470원으로 153.4% 늘어나 보험료는 4980원에서 3190원으로 36%만 인하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료가 낮아진다고 해서 모집비용 등 사업비가 늘어날 이유가 없는데도 상당수 회사가 사업비를 늘려 시정 및 보완조치토록 했다”며 “보험가격자유화와 상품개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조치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사업비와 관련한 공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덕헌 기자 d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