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타, 5개월째 사장 공석 등 내홍 대조
국내에서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비자코리아는 최근 아태지역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국내 이사 수를 기존의 2자리에서 5자리로 늘려‘한국 파워’를 과시하는 한편 국내 회원사와의 친밀도는 높였다.
아태지역 699개 은행 및 카드사로 구성된 비자카드 이사회의 자리는 모두 26개. 이중 국내 이사는 작년까지 외환카드와 비씨카드 등 2개회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비자코리아는 최근 은행계의 이사수를 기존 2개회사에서 3개 회사로 늘리는 한편 준회원 자격으로 비자카드를 발급하고 있는 삼성카드와 LG카드도 이사의 자격을 부여했다.
이는 아태지역 국가중 이사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향후 비자카드의 정책에 한국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비자카드 내에서 한국 회원사들이‘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지난 3년간 국내신용카드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것이다. 비자코리아는 이번에 국내 이사 수를 크게 확대함으로써 국내 회원사의 결속력을 다지는 또 다른 실익을 얻게 됐다.
최근 국세청의 국제카드 로열티에 대한 과세 방침과 미국 지불결제업체의(PG) 국제카드 개 인정보 유출 문제 등으로 인해 회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주요 회원사를 비자카드의 이사로 추대함으로써‘親 비자’로 유도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비자카드가 국내 회원사를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데 반해 마스타카드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비자카드를 앞섰던 마스타카드가 비자카드의 공격적 마케팅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위축돼 왔다.
이로 인해 2002년 말 현재 국내 총 카드 발급수중 비자카드의 비중이 34%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마스타카드는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스타코리아는 지난 2년간 사장이 2번이나 바뀌는가 하면 최근엔 5개월째 사장이 공석인 상태이며 이로 인해 임직원들 마저 잇따라 사직하는 내홍에 빠져 있다.
최근엔 삼성 및 LG카드를 마스타카드의 아태지역 이사로 선임하려 했으나 고사하고 비자카드 이사직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마스타카드가 국내시장에서 크게 위축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지역적 특성에 맞는 마케팅을 벌이기보다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날이 정한‘글로벌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마스타카드가 이 같은 현실적 문제를 인식하고 경영전략을 변화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비자카드의 국내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덕헌 기자 d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