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경쟁력 상실로 퇴출 등 빅뱅 전망
국내 생보산업은 지난 5년 동안 너무나 많은 변화를 했다.
주력 판매상품도 보험본래 기능인 보장성보험 위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영업조직도 FC, TM, 인터넷 등 다양화, 체계화 됐다.
이 같은 변화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그 동안의 낙후된 경영시스템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보업계가 경영 전반에 대해 개혁을 이뤘지만 향후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우선 내년 8월에 도입되는 방카슈랑스는 생보업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공통된 판단이다.
특히 은행권이 제휴 파트너로 국내 생보사보다는 방카슈랑스시장 환경하에서 적응해 온 외국사를 선호하고 있어 국내 생보사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방카슈랑스 금융시장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외국 선진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시장 경쟁을 벌이려는 은행권의 판단은 자칫 국내 보험시장을 외국사에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난 5년 동안 무려 10%의 시장을 잠식한 외국사가 국내 보험사를 제치고 은행권과 독점적 제휴를 맺을 경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에 대한 우려는 대형사 보다는 중소형사가 더욱 심각하다.
현재도 중소형사의 외형성장이 정체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외국사 및 국내 대형사와 제휴해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일 시점이 되면 중소형사는 고사(枯死)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중소형 생보사의 대규모 퇴출 및 인수합병(M&A)이 이뤄지는 금융빅뱅이 또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설사 정부가 국내 보험사를 보호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방카슈랑스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향후 5년 이내에 시장에 의한 생보시장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생보산업은 방카슈랑스라는 ‘거대한 파도’ 이외에도 기업연금보험 및 실손보상상품 도입 등 현안이 많다.
노사문제에 걸려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있는 보험업법이 통과될 경우 생보업계는 기업연금시장 선점을 위해 일단 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실손보상상품 판매가 이뤄질 경우 상해보험시장을 놓고 생·손보사간의 시장 경쟁도 불가피해 2003년은 전례에 없는 치열한 생존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최근 이슈화된 삼성생명 상장 문제가 내년에 확정될 경우 교보, 대한 등 생보사들의 기업공개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80년의 역사를 가진 생명보험산업은 2003년을 기점으로 전례에 없는 격변이 예상되며 이는 민간보험시장의 성장 발전도, 부실화로 인한 보험시장의 위축도 올 수 있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도 고령화시대에 접어든 만큼 정부도 민간보험시장의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덕헌 기자 d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