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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컬럼] 후진타오의 ‘일하는 지도자 像’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11-10 20:39

이번 주 중반쯤 돼야 중국공산당 지도급들의 인사내용이 대충이나마 알려지겠지만 현재로선 60대의 후진타오(胡錦濤)부주석이 장쩌민(江澤民)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 그는 이미 3년 전에 부주석이 된 이후 지도자 수업을 공개적으로 받아 온 외유내강형의 지도자다.

거의 모든 중국의 지도자들이 그러했듯이 부주석으로 오를 때까지 후진타오도 많은 변화와 시련을 겪었다. 그가 명문 청화대학에서 수리공정학과라는 중간 수준의 학과를 선택하게 된 배경도 알고 보면 그의 부친이 조그만 상점을 운영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문화혁명 초기 그는 보황파(保皇派), 즉 자본주의에 가까운 주자파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분류돼 있었다. 한마디로 그는 우수한 두뇌와 판단력을 갖고 있었지만 젊은 시절엔 이런 저런 이유로 여러 차례 곤욕을 치뤘다.


역사상 최연소 省 지도자



그가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가게 된 것은 귀주성(貴州省)의 공산당 서기가 되면서부터다. 그의 나이 43세로 중국 역사상 최연소 성(省)지도자가 된 것이다. 부임 첫날부터 그는 귀주성의 발전과 인민의 행복을 위해 말 그대로 그곳에서 뿌리를 내리기로 하고 신명을 바쳐 일하기로 굳게 결심했다고 한다. 그가 열성적으로 헌신하는 자세를 보이자 그를 둘러싼 온갖 루머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부임 초 현지 간부들과 주민들 간에는 ‘간판을 따기 위해 중앙에서 파견된 낙하산 부대원’ ‘얼마 안 있어 북경으로 돌아갈 인물’ 등 무수한 구설들이 회자됐었다고 그의 전기를 쓴 양중메이(楊中美)는 전하고 있다.

귀주성에서 당 서기로 일하면서 후진타오는 지도자가 갖춰야 할 네 가지 원칙을 정해 ‘일하는 지도자 상(像)’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그의 행동지침으로 삼았다. 첫째, 그는 지식과 인재를 무엇보다 중요시했다. 귀주의 낙후 원인이 열악한 교육환경과 인재부족에 있었다고 진단하고 각지의 숨은 인재를 발굴, 귀주성 경제발전에 기여토록 하는 한편 그들 스스로도 자신의 우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둘째, 협력과 단결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특히 후진타오는 지난 역사에 뒷덜미를 잡혀 현실과 과거가 뒤엉키지 않도록 역사의 획을 분명히 긋고 지난날의 일들을 재론치 못하도록 했다. 하나의 정당이 장기 집권하는 체제아래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지난 날 발생한 사건의 영향으로 패가 갈리고 모함 등이 일어날 소지를 초장부터 없애버리는데 신경을 썼다. 그는 또 당의 간부와 인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먼저 간부층이 앞장서서 나아가도록 독려했다. 인민들의 불만이 생길 가능성을 미연에 막기 위함이다.

셋째, 실질적인 것을 추구하며(구실 求實), 실질적인 것에 힘을 쏟고(무실 務實), 실효성을 따져나갔다(강구실효 講究實效). 중앙정부의 노선과 방침, 정책을 확고하게 지켜나가되 실제 업무추진은 반드시 귀주의 현실을 바탕으로 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미 옛 것이 된 이론이나 사상을 그대로 답습하는 일이 없도록 강조, 특히 간부들이 앵무새나 꼭두각시처럼 매사를 형식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도록 독려했다.



옛 것 버리고 새 것 창조에 역점



넷째, 그는 과감한 개혁을 단행,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창조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래야만 중앙정부의 정책과 지침이 각 부문에 고루 침투될 수 있고, 짧은 기간 내에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후진타오는 귀주에서 2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면서 그의 철학과 신념이 담긴 이 같은 ‘일하는 지도자 상’을 몸소 실천했다. 당시 중앙에서 지방에 파견된 지도자들은 대부분 형식적으로 일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또 중앙으로 돌아간 다음엔 자신의 전임지를 좋게 보아주기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에 젖어 있을 때였다.

후진타오는 그런 부류의 권위주의적인 자들과는 분명히 다른 점을 갖고 있었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피하지 않고 도전하고 열심히 일하는 그만의 살아있는 근면성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장점이 주요원인이 돼 그는 잠재력이 강한 정치인으로 주목받았고,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는 당당함과 날카로운 관찰력을 남이 알지 못하게 키워갔다.

중국의 정치구조에선 60세의 후진타오가 젊다고 하지만 우리의 기준으로 보면 원로정치인이다. 이런 노련한 지도자가 미래의 중국을 이끌어 간다고 가정할 때 우리에겐 신경을 써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하겠다. 특히 누가 되든 이번에 취임할 새 주석의 임기 중 우리는 무엇보다 남북문제와 경제면에서 큰 변화를 예상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주필>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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