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용산공원 주택 공급ʼ 두고 정부 vs 서울시 대립각…여론은?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31 00:00

국토부 “전체 녹지 훼손은 아냐”
서울시 “후손들 미래 위해 보존”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과 관련 논의에 앞서 악수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 = 서울시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과 관련 논의에 앞서 악수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 = 서울시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정부가 서울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로 꼽히는 용산공원 일부를 청년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서울시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정부는 녹지 기능을 상실한 곳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이들 부지 역시 국가공원으로 조성해야 할 본체부지라며 반대하고 있다.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다. 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용산공원 전체를 검토 범위에 두고 주택 공급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원 전체의 녹지를 훼손해 주택을 짓겠다는 구상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은 그린벨트 가운데 기능을 상실한 일부 지역을 활용하는 것처럼 용산공원도 전체를 놓고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후보지로는 장교숙소와 군인아파트,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을 거론했다. 이미 건축물이 들어서 있거나 녹지 기능을 잃은 부지를 중심으로 청년주택 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공원 녹지로서의 기능을 일부 상실하고 있는 곳에 대해 제한적으로, 특히 청년주택을 공급하는 어떤 대안이 있는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부지와 공급 방식은 공론화와 숙의 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김 장관 발표에서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배경에 있다.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가용부지를 최대한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용산공원 주변과 일부 기존 시설 부지를 공급 후보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다만 서울시는 이 같은 정부 구상이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과 충돌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용산기지 이전 논의는 1987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 공약에서 출발했다.

당시에도 반환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자는 의견과 시민을 위한 공원·공공시설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이후 한국과 미국은 1990년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기본합의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서울시는 이듬해 민족공원 조성 구상을 내놨다. 서울 한복판에서 다시 확보하기 어려운 대규모 녹지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였다.

2003년 한미 정상이 용산기지 이전에 합의하면서 공원화 논의도 본격화됐다. 이후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매각하는 것도 제한했다.

다만, 캠프킴과 유엔사·수송부 등 주변 산재부지는 복합시설조성지구로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정부가 거론하는 장교숙소와 군인아파트 등이 본체부지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는 정부의 논리가 공원화 원칙을 사실상 흔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은 정부 발표가 나온 뒤 강하게 반발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은 역대 정부가 지켜온 약속”이라며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서 보존해야 할 사안을 임시방편으로 생각하는 가벼운 정책적 발상은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집값을 잡지 못한 책임을 용산공원으로 덮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청년주택 공급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용산공원이라는 공간을 단기적인 주택 공급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는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계획보다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며 정부에 보다 현실적인 공급 대책을 요구했다.

▲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어린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 사진 = 주현태 기자

▲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어린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 사진 = 주현태 기자

서울시가 문제로 보는 또 다른 부분은 기반시설이다. 용산공원 주변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오 시장에 따르면 당초 정부와 협의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는 6000가구였지만 국토부가 1만가구를 제시했고, 서울시는 8000가구까지 타협안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여기에 용산공원에서 1만~2만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안까지 더해질 경우 교통량과 도시 기반시설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에서도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도심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규제 완화가 집값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시민 63.9%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반대”…학계도 비판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쟁에는 시민 여론도 변수로 등장했다. 서울시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3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용산공원을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63.9%로 집계됐다. 찬성은 32.0%에 그쳤다.

반대 의견은 ‘매우 반대’가 46.7%, ‘대체로 반대’가 17.2%였다. 찬성은 ‘매우 찬성’ 16.7%, ‘대체로 찬성’ 15.3%로 조사됐다.

반대 의견은 성별과 연령, 서울 5개 권역에서 모두 찬성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의 반대 비율이 67.1%로 가장 높았다. 이어 70세 이상 66.0%, 18~29세 64.0%, 60대 63.1%, 40대 61.8%, 50대 61.3% 순이었다.

권역별로는 동남권이 70.3%로 가장 높았다. 도심권 65.0%, 서남권 63.5%, 서북권 62.8%, 동북권 60.0%였다.

반대 이유는 더욱 주목된다. 반대 응답자의 81.2%는 ‘단기적인 주택난 해소를 위해 미래 세대의 공원을 훼손하는 근시안적 정책’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미군기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에 장기간이 걸려 신속한 공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42.3%에 달했다.

교통 혼잡과 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시설 부담을 우려한 응답은 41.9%였다. 반대로 찬성 응답자들은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응답이 69.3%였고, 민간개발 대신 공공주택을 공급해 공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응답은 56.1%였다. 서울 도심의 우수한 입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응답도 44.3%로 나타났다.

공급 필요성과 공원 보존이라는 두 가치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 조사는 유·무선 RDD(Random Digit Dialing)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유선 20%, 무선 80%를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0.2%다.

학계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조경학회는 최근 ‘용산공원의 온전한 완성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대했다.

학회는 용산공원이 미군기지 공원화라는 20년간의 사회적 약속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이라며, 단기적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량과 속도를 앞세우는 것은 근시안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용산공원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생태적 방어선이자 도시의 기후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급 효과에 대한 현실성도 문제 삼았다. 현재 용산기지 전체 반환 면적 가운데 31.5%만 반환된 상황에서 전체 부지의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 ‘공원 밖’으로 역제안…탄천 물재생센터 동남권 특화산업단지 제안

서울시가 정부와의 충돌만 이어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급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별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은 용산공원 본체가 아닌 주변 산재부지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오 시장은 김 장관과의 첫 번째 회동에서 캠프킴과 이태원 국군재정관리단, 외교부 주차장, 후암동 한국은행 숙소 등 공원 주변 개발 가능 부지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인근 부지에 대해서는 융통성 있게 논의하자”며 허용 가능한 부지에 대해서는 교통대책과 도시기반시설 문제를 검토해 서울시도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산공원특별법상 용산공원정비구역은 용산공원조성지구와 복합시설조성지구 등으로 나뉜다. 주변 산재부지는 약 18만㎡ 규모로 캠프킴과 유엔사, 수송부 등이 포함된다. 본체부지와 달리 주거·상업·업무시설 등의 복합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제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 공급 검토에 대한 대안으로 탄천 물재생센터 부지를 활용한 동남권 청년 특화산업단지를 재차 제안했다.

오 시장은 “탄천 물재생센터로 쓰이는 부지를 용산공원에서 지금 논의되는 몇 가지 부지와 비교해볼 때 그 용량 자체도 더 클 뿐만 아니라 주거환경도 더 훌륭하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제안 이후인 지난 26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두 번째 회동에서도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오 시장이 제안한 탄천 물재생센터 부지 활용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기로 하면서 대화의 물꼬는 텄다.

오 시장은 회동 직후 “용산공원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전달했다”며 “대신 탄천 물재생센터의 동남권 특화산업단지 구상을 정식으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도 “주택 공급 부지가 용산공원이어야 한다는 것은 원래부터 없었다”며 “오 시장이 제안한 탄천 물재생센터의 주택 공급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대화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오 시장은 “여러 부분에서 의견이 좁혀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일주일 정도 뒤 다시 만나면 기대하는 상황들이 한꺼번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법 개정부터 반환·정화까지…‘용산공원 주택’ 현실성 따져야

정부가 용산공원 본체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넘어야 할 절차도 적지 않다. 우선 용산공원 특별법상 본체부지는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법 개정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

미군기지 반환도 변수다. 전체 반환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 역시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부지가 반환된 이후에도 오염 정화에 필요한 시간과 특별법 개정과 도시계획·인허가·착공 이후 건설·입주 등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용산공원 본체를 활용한 주택 공급이 단기적인 서울 집값 안정 대책으로 기능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수도권 내 주택 공급은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사안이지만 그 국민들의 의견을 반하면서까지 용산공원을 단기 공급 수단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공급 효과와 도심 녹지의 가치·역사성·장기적인 도시 경쟁력을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용산공원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곳”이라며 “정부의 주택공급 의지는 공감하지만, 용산공원 내 개발을 위해 법안을 개정한다면 이 또한 추후 부정적인 사례로 남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 공급은 물량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시장에 내놓느냐가 중요한 만큼, 기한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곳보다는 도심에 정말로 낙후된 공간을 빠르게 재개발하는 게 옳은 방법”이라며 “여·야의 편이 아닌 한 국민으로서 갈등보다는 협업하고 소통하면서 현명한 정책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경제·시사 다른 기사

1 서울 한복판에 펼쳐진 바다 축제…동작구 노량진서 만드는 가을 추억 서울 동작구가 노량진에서 도심 속 바다축제를 개최한다. 인기 가수 공연과 수산물 체험을 결합해 방문객을 맞이하고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동작구는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노량진수산시장과 축구장 일대에서 ‘제9회 도심 속 바다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수협중앙회·수협노량진수산과 함께 마련한 이번 축제의 주제는 ‘노량진, 서울의 바다가 되다’다.축제 첫날인 24일에는 중앙대 응원단 ‘후라씨’와 순수댄스컴퍼니, 히든싱어 3대장이 무대에 오른다. 오후 6시 개막식 이후에는 김연자와 김현정, 임다운, 류원정 등이 참여하는 ‘BLUE SEA 콘서트’가 열린다.25일에는 노들가요제 수상자들이 출연하는 ‘노들에서 다시한 2 마포구, ‘꼬꼬마대장 축제’ 개최…어린이·학부모 700명 참여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하는 가을 축제에 참석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마포구는 지난 15일 서울함공원에서 ‘제2회 마포 꼬꼬마대장 축제’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마포구어린이집 총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지역 어린이집 원아와 학부모 등 700여 명이 참여했다.축제는 풍물놀이와 퍼레이드로 막을 올렸다. 유 구청장은 개회식에서 ESG 공모전 수상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축제를 준비한 보육 관계자들을 격려했다.행사장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공연과 놀이체험이 이어졌다. 동극과 버블마술쇼가 무대에 올랐으며, 어린이들은 서울함을 관람하고 에어바운스 놀이를 즐겼다.민속놀이와 에코백 3 한국지역정보개발원, 22일 ‘AI 지역혁신 글로벌 포럼’ 개최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방행정 혁신 방안을 모색한다. 대만과 독일의 혁신 모델부터 국내 지방정부의 업무 개선 사례까지 공유하며 지역의 AI 전환(AX) 전략을 논의한다.한국지역정보개발원은 오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5회 AI 지역혁신 글로벌 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올해 5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기존 ‘디지털 지역혁신 글로벌 포럼’에서 명칭을 바꿨다. 주제는 ‘AI로 구현하는 지역 AX’다. AI 기술을 활용한 지방행정과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변화 방안을 다룬다.행사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과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한다. 국내외 AI·디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