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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서 배우기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11-06 20:21

[茶洞칼럼]

성격이 좀 별나지 않는 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성으로부터 딱지를 맞는다던가 하는 실패의 경험을 가능한 빨리 잊어버리려고 하는 경향이 높다. 실패는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측면이 너무 강해 이를 직시하기보다는 그냥 망각하고 싶은 것이 대부분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별로 아름답지 않은 뒷모습을 오래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실패의 교훈을 살리지 못하면 이는 반복적인 실패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반복되는 실패의 경험은 패배감으로 연결되어 재기 불능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실패는 망각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학습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실패한 사실을 과감히 인정하고 기존의 전략을 포기하고 새 길을 찾아야 다음에 동일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사람의 마음이 어디 그런가. 실패를 실패로 인정하거나 더구나 내 탓이라고 수긍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실패가 아니라고 견강부회하기도 한다. 그래서 심지어는 자신에게 큰 피해가 없으면 먼저번 실패를 다시 반복하면서 불가피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좋은 실패와 나쁜 실패를 구별하자



성공한 사람을 보면 대체로 실패의 쓰라린 경험은 가려지고 현재의 성공 신화만 돋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일수록 실패의 경험이 많고 그 실패를 통해 성공의 지혜를 배운 경우가 상당수이다. 과거에 집착해서는 안되지만 과거에 비추어 보아 미래에 도전할 때 실패는 성공으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개인뿐만이 아니다. 기업이나 국가도 이런 과정이 필수이다. 개인이나 조직을 막론하고 모두 크고 작은 실패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IMF와 같은 국가적 차원의 실패에서부터 기업의 부도나 개인의 파산까지 우리의 모든 생활은 실패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실패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학문적인 연구도 있다.

실패학이란 개념을 처음 소개한 하타무라 요타로라는 일본인은 실패란 ‘인간이 관여하여 행한 하나의 행위가 처음에 정해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에 따르면 실패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우선 실패를 거울삼아 탁월한 창조와 성공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실패로 이는 우리가 반드시 겪어야 할 ‘좋은 실패’다.

반면, 배울 것이 없는 단순한 부주의나 오판 때문에 반복되는 실패는 그것이 아무리 경미한 것이라 해도 분명 ‘나쁜 실패’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실패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정의부터 다르게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사람의 주장이다. ‘나쁜 실패’는 철저히 막아야 할 대상이지만 ‘좋은 실패’는 오히려 조직에서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할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실패학이란 역설적으로 성공을 위한 학문이다. 실패학이란 단순히 과거를 알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기에 가지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실패가 가지는 긍정적인 측면을 활용하여 제2의 실패를 막고 더 나아가 조직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그래서 실패학에서는 실패 정보를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실패 정보의 원천인 조직원의 마음을 여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직원의 마음을 여는 것은 실패에 대한 인간 본연의 감정을 배려하는 것이다. 누구나 실패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실패감정에 잘 공감할 수 있어야 실패 지식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공감하기 위한 첫째 요건은 실패를 토로할 수 있는 밝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일체의 비평을 유보하는 것이다. 비판을 하는 순간 당사자는 입을 다물어 버리기 때문이다. 셋째는 실패를 신화로 인식하지 않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불운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즉 실패를 자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그만큼 힘들고, 힘든 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말이다.



판단 유보되는 정책 다음으로 미뤄야



비교적 단기간에 성공과 실패의 여부가 가려지면 그래도 이런 실패학의 원리를 교훈 삼을 수 있지만 성공 여부의 판단에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경우에는 또 다른 결정이 요구된다.

국민의 정부들어 여러 가지 금융정책들이 시행되어 결과가 드러났고 일부는 아직도 평가가 유보되고 있다. 엄밀히 계량화 할 수는 없지만 실패한 정책들도 있고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시장의 평가를 받는 정책도 있었다. 경제 정책이라는 것이 상당수 시간과의 싸움인 측면이 강해 단기간에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법이어서 쉽게 성공 여부를 가릴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현 정부 초기부터 줄곧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줄기차게 주장해온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노린 금융기관 통폐합 정책도 이런 경우라 할 수 있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마무리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으면 조급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렇다고해서 이제 정리하고 유보해야할 시점에 무엇에 쫓기듯 아직 검증되지도 않은 일을 성급히 마무리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거대 금융기관을 만드는 작업은 이제 그만 한숨 돌리고 후일의 과제로 이월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거대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환경이 변하자 순식간에 멸망한데서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강종철 논설위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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