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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지도 담합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김덕헌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10-20 18:45

카드사 사활 놓고 ‘파워게임’ 지적

공정위,‘관제 카르텔’주장 설득력 약해

업계도 시장 심각성 인식 행정지도 수긍


카드사 경영부실의 주범인 출혈경쟁을 자제시키는 방법을 놓고 정부 부처간 견해 차이로‘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물론 업계간에도 서로 다른 잣대로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정부 정책의 후진성과 카드업계의 자사 이기주의적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카드업계의 공정경쟁협약 제정과 관련한 문제를 짚어본다.



■ 경쟁 왜 자제해야 하나.

지난 2년여 동안 호황을 누려온 카드업계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카드사들이 정부의 신용카드 사용 장려정책을 틈타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하는가 하면 수익을 늘리기 위해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대출을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카드사들은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자, 카드 이용률 제고를 위해 퍼주기식 마케팅 경쟁을 전개해 왔다.

특히 하반기 들어 정부의 신용카드 규제와 우리, 신한 등 후발 카드사의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카드사간 출혈경쟁은 정도를 더해 가고 있다.

카드발급 비용이란 명목으로 받아온 연회비는 초기‘발급 1년간’에서 이젠‘평생 면제’로 확대됐으며 또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도 6개월에 이어 이젠‘상시 할부’혜택까지 확대되고 있다.

또 주유 할인의 경우 10∼20원 하던 할인금액이 이젠 100원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이밖에도 놀이공원, 프로스포츠 관람, 영화관에 이르기까지 일명‘공짜 서비스’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겁없는 마케팅을 하는 것은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그 첫 번째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즉 돈을 쓰더라도 유효 회원화 하는 게 중요하며 회원이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면 손익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카드사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서바이벌 시장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다.

치열한 시장 환경속에서 소극적인 경영은 결국 기존의 보유시장까지 빼앗긴다고 판단하고 있다.

각 카드사들도 출혈경쟁의 심각성을 알면서도‘경쟁대열 속에서 도태되면 죽는다’는 두려움은 경쟁을 더욱 심화시켜 왔다. 이처럼 카드사간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감원이 취한 행정지도는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따라서 공정위의‘관제 카르텔’주장은 정부정책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 정부-카드업계의 이중적 시각

공정위가 금감원의 행정지도를 보고‘관제 카르텔’운운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카드업계는 금감원의 조치에 대해 나름대로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정부가 마케팅을 규제함으로써 시장이 경직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카드연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관여해 출혈경쟁에 제동을 걸어 주길 내심 바라는 모습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일부 1∼2개 회사는 반대할지 모르겠지만 시장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볼 때 금감원의 출혈경쟁 자체 요청은 필요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과당경쟁으로 카드사의 수익구조가 악화된 만큼 한시적으로 경쟁을 자제시키거나 보험처럼 영업비용을 매출액에 연동해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처럼 규제 당사자인 카드업계도 금감원의 조치에 수긍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론적인 시각으로 카드사의 공정경쟁 유도에 제동을 거는 것은 금융당국으로서 직무유기란 지적이다.

즉, 현재와 같은 카드시장 환경속에서 어느 회사가 앞장서 업계의 출혈경쟁을 자제시킨다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며 따라서 현행 법률을 위반한 조치였다 하더라도 공익적 행정 조치였다면 당연히 부처간에 협조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17일 금감원이 손보사에 취한 행정조치에 대해‘행정지도로 인한 보험료 변경은 담합이 아니다’라는 법원의 판결은 공정위의 이번 조치에 대해 설득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또한 카드업계의 사활을 놓고 정부 부처간‘파워게임’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김덕헌 기자 d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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