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의 위축은 그 동안 겪은 몇 차례의 불황과 경제난국에서도 꾸준히 증가세를 지속해온 백화점 매출이 최근들어선 마이너스 성장세로 반전했다는데서 그 심각성을 찾을 수 있다. 지난 9월중 추석 등 계절적 호황요인에도 불구 작년 동기에 비해 1.4% 감소했다. 대형 할인점의 매출 신장률은 비 성수기인 8월에 비해서도 1.4%포인트가 떨어져 큰 충격을 주었다. 더욱이 이 같은 매출 감소현상은 지방에서 그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 지방엔 이미 불황의 여파가 깊숙이 침투된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백화점 매출감소를 충격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신용카드 사용확대를 위한 각종조치가 시행된 이후 그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백화점 매출이 이제 감소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의 부실문제해결이 요원한 상황에서 그 동안 효자노릇을 해온 백화점 매출마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 정부가 펴온 주요경제정책가운데 하나의 실패사례가 아닌가 하는 의아심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이밖에도 현실경제의 어려움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수출의 어려움, 환율과 유가의 불안,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 실업증가 등 어느 것도 소홀하게 취급할 수 없는 것들이 널려있다. 여기에다 이라크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이런 변수들의 움직임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돌아서지 않을 수 없다.
경제문제가 이같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모든 관심은 연말대선 등 정치 쪽에만 몰려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선 후보자들은 경제의 안정 성장과 새로운 비전제시보다는 무책임에 가까운 발언을 자주 함으로써 국민을 더욱 혼란케 하면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시킨다. 국가와 사회에 대한 애착심을 잃게 하고 실망감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같이 국민의 걱정하는 소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데도 그 동안 정책실패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점을 국민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또 어느 특정인이 책임지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것이 헝클어지고 뒤엉킨 듯한 현실에 국민의 사기저하가 심각하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히 아파트 가격안정 등이 아니다. 이런 것들도 물론 중요한 정책이지만 추락한 경제정책의 신뢰성, 정책의 책임성 유무여부 등을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선진국이 되긴 아직도 요원함에도 실업의 구조나 내용은 유럽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고 이런 경제현상이 지속되다가 일본처럼 장기불황 국면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국민이 날이 갈수록 많아지는 실정이다. 국민의식이 이같이 변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은 각종 다양한 규제조치, 일부노조의 강성화 등을 이유로 생산기지를 중국 등지로 옮김으로써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형국이다. 경제력이 점차 쇠약해 질 수밖에 없다.
경제가 이 같이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는 것에 대처, 정치권도 난국극복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한다. 여야가 초당적 협력체제로 ‘비상경제대책기구(가칭)’를 설치키로 하는 등 모처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선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 하면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쪽에서 나서야 한다. 먼저 경제관료집단이 앞장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부처의 전 현직 고위공무원과 정치적으로 무색 투명하다고 인정받는 젊은 경제인, 경제학자, 나아가 가능하다면 원로실업인 등을 망라한 ‘경제위기극복협의체(가칭)’ 등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정부만이라도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르도록 하는 국민의식의 재정립이 시급하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이 상태로는 국가경제를 넘겨줄 수 없다. 이대로는 누가 대통령이 돼도 국가경제를 순탄하게 이끌어 갈 수 없을 것이다.
<주필>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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