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신규회원 유치 및 이용률 제고를 위해 고비용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할부결제를 해 주면서도 이자를 안 받고(무이자할부), 놀이공원, 스포츠게임 무료입장은 전 카드사의 공통된 서비스가 됐다.
또 자동차 주유시 할인해 주던 금액도 점점 인상되고 있으며 연회비 면제는 이제 당연시되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이 같은 서비스가 그냥 제공되는 것이 아니다.
카드사들이 해당 업체의 이익을 상당부분 보존해 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카드사로선 한해 수 백억원의 영업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 고비용 마케팅 원인
그렇다면 카드사들은 왜 고비용 마케팅을 벌일까.
먼저 그 원인을 과다한 시장 경쟁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의 신용카드 사용 권장에 따라 카드시장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카드사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혈안이 돼 왔다.
특히 LG, 삼성 등 카드사들은 재벌기업의 특성처럼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왔다.
그 결과 국내 첫 신용카드사인 외환카드가 LG, 삼성에 시장을 추월 당했으며 12개 은행 공동브랜드인 비씨카드의 시장 점유율도 차츰 감소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엔 LG, 삼성이 국민카드 마저 추월함으로써 연합체 성격인 비씨카드를 제외한다면 LG, 삼성이 사실상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엔 LG, 삼성이 카드시장 독과점 비율인 30%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 문제점과 대책
이처럼 LG, 삼성 등이 고비용을 들어가며 공격적인 영업을 하자, 여타 전업계 카드사는 물론 은행들도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기업이 시장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해도 너무한다’는 게 후발사들의 푸념이다.
A은행 관계자는“유통업체와 프로모션을 하기 위해 부담금을 제시하면 LG, 삼성카드가 그 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해 도저히 프로모션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향후 2∼3년내에 중소형 후발 카드사의 경우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후발 카드사들의 주장을 한갓 푸념으로 치부하기엔 현실이 독과점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 금융 전문가들은 신용카드시장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며 현재와 같은 출혈경쟁이 지속된다면 향후 1∼2년내에 부실화되는 카드사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따라서 카드업계는 과열경쟁 및 독과점 문제를 정부규제로 풀기보다는 업계 자정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성숙한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덕헌 기자 d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