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김병규 칼럼] 디지털 시대의 지식계층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8-18 18:52

IMF사태를 겪으면서 은행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 저런 이유로 은행을 떠난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요즘 은행에선 옛날과 같은 상하간의 끈끈한 관계나 인정, 그들만이 지켜온 동류의식 등을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지나칠 정도로 냉정하고 여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간혹 물어보고 싶은 것이 생겨도 부담없이 문의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한 고참퇴직자는 재직시절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같은 부서에서 함께 일했던 옛 시절만 생각하고 편하게 대했다가 후배 한사람을 잃을 뻔했다고 실토했다. 이런 변화는 공무원 사회에서도 비슷하다는 것이 관료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좋게 받아들이자면 사회가 유형·무형의 옛 관행 등을 벗어버리고 변신·발전하는 과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대량 감원이 지속되면서 냉랭한 분위기가 은행내부에 고착되었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각자의 책임한계가 옛날보다 분명하게 설정됐고, 예전엔 경험해 보지 못한 가혹한 일들을 겪다보니 자연히 인정이 메마르게 되면서 조직전체의 분위기도 딱딱해진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예를 들어 최근 공적자금과 관련, 지난날 퇴직하기 전까지 모셔 온 윗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토록 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이런 입장으로 내몰리게 되면 냉혈이 될 정도로 차갑게 변하지 않을 수 없고 은행의 분위기도 경직되게 마련이다.

10년전 미국에선 21세기를 이끌어 갈 엘리트 계층으로 ‘디제라티’이라는 명칭의 용어가 세인들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 ‘디제라티(Digerati)’란 디지털(Digital)과 지식계급이란 의미의 Literati의 합성어로서 지난 92년 초 뉴욕타임스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기의 전망 기사를 취급하면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디지털 시대의 지식계층’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싶다. 새로운 세기에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 갈 사람은 디지털이 몰고 올 거대한 변화를 잘 알고 이를 기초로 하여 지적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10년여 동안 디지털을 응용한 정보통신(IT)산업이 미국경제의 발전과 성장을 선도해 왔다고 흔히 말한다. 이 부문이 미국의 세계경제지배에 크게 공헌한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선 새로운 유형의 유능한 기업경영인들이 무수하게 탄생했고 이들이 새 시대의 엘리트 파워로서 경제계는 물론 사회를 이끌어 가는 힘을 형성하면서 새로운 리더계층으로 부상했다.

‘디지털 시대의 지식계층’이라고 해서 이들이 전지전능한 힘을 갖거나 특출한 두뇌를 가진 것이 아니다. 흑인을 백인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동물을 인간화하는 능력을 소유한 것도 물론 아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기본을 알고, 무슨 일을 하든 최소한 나와 남이 동시에 이익을 얻도록 노력하겠다는 자세와 정신을 갖춘 인물들이다. 기업인들은 과거 어느 시절보다 많은 기부금을 냈고 사회복지를 위해 이익금의 상당액을 출연, 사회를 더욱 윤택하게 만들었다. 명예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려고 애쓴 디지털 시대의 지식인들이었다.

2천5백여 년 전 노자(老子)는 인간을 상사(上士) 중사(中士) 하사(下士) 등 세 등급으로 나누어 정의한 바 있다. (군의 계급명칭도 여기서 나온 것이 아닐까 짐작된다.) 상사의 인간이란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면서 자신이 속한 사회와 조직을 위해 희생한다는 자세와 각오를 갖고 이같은 이상을 실현해 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공자가 말한 군자(君子), 장자가 정의한 지인(至人) 등을 굳이 분류하자면 상사의 인간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만을 생각하지 않고 매사를 남과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금융 ‘디제라티’의 모델을 새삼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요즈음의 신진들처럼 새 금융기법 연구에 열중하되 더욱 따뜻한 인간미가 가미, 조화를 이루는 금융인 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일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족할 것이다. 이 시대를 이끌어 갈 금융 ‘디제라티’들을 많이 등장시켜야 한다. 항상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 하며, 은혜로움에 감사해 하면서 남을 대할 때 선입견 없이 너그럽게 처신하고, 인간관계를 맺을 때는 신의를 기초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 금융기관이 되어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길 기대한다.

<주필>



관리자 기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경제·시사 다른 기사

1 황금선 용산구의원 “집행부의 반복되는 예산 불용·이월…관리 체계 개선해야” 용산구의회 황금선 부의장이 반복되는 예산 불용과 이월 문제를 지적했다. 효율적이고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을 위해 집행부의 예산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황금선 부의장은 지난 1일 열린 제309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용산구의 예산 집행 실태를 짚었다.2025회계연도 용산구 순세계잉여금은 731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1270억4600만원과 비교하면 42.4% 감소한 규모다.일반회계 집행잔액은 전년보다 518억300만원 줄었다. 초과세입금도 13억2800만원 감소했다.황 부의장은 특히 국내여비 예산의 반복적인 불용 문제를 지적했다. 2025회계연도 국내여비 불용률은 총액 기준 34%에 달했다. 부서별 평균 불용률은 43%로 2 마포구의회, 22일간 정례회 돌입…행정사무감사·추경 심사 마포구의회가 제286회 제1차 정례회를 열고 22일간의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행정사무감사와 결산 심사에 이어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까지 다룬다.마포구의회(의장 최은하)는 1일 제286회 제1차 정례회를 개회했다. 이번 정례회는 오는 22일까지 이어지며 2026년도 행정사무감사와 2025회계연도 결산·예비비 지출 승인안,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심사한다.이날 제1차 본회의에서는 정례회 회기 결정의 건과 마포구청장 및 관계공무원 출석요구의 건을 처리했다. 이어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청취했다.남해석 의원(대흥·염리), 원성혜 의원(비례), 차해영 의원(서교·망원1)은 각각 5분 자유발언을 했다 3 고진숙 용산구의원 “용산공원 개발계획 전면 재검토해야” "정부의 용산공원 개발 계획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고진숙 서울 용산구의원은 지난 1일 열린 용산구의회 제309회 제1차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용산공원 일부 부지 활용 계획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의원은 “정부는 용산공원 일부인 어린이공원만 이용한다고 하지만 오늘의 ‘일부’가 내일의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공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서울시민의 여가와 휴식 공간이 돼야 한다”며 공원 조성 취지에 맞는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토양 오염 정화 문제도 지적했다. 고 의원은 용산공원 부지가 수십 년간 미군기지로 사용된 만큼 토양 정화가 선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