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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업 호황, 어떻게 볼 것인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7-31 20:33

[茶洞칼럼]

국민1인당 평균 5매의 신용카드를 소지한 ‘카드공화국’ 대한민국.

전반적인 경기침체속에서도 유일하게 잘나가는(?) 소매금융, 특히 신용카드업 호황을 과연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 이는 비단 필자만의 관심사는 아닐 듯 싶다.

상식적으로 생각컨대 경제라는 것 자체가 시대적 상황등에 따라 산업간, 그리고 동일산업내 업종간 부침이 있기 마련이고, 카드업 호황도 기본적으로는 이같은 원론적인 경제논리의 산물일 것이다. 필경 IMF이후 벌어진 빈부격차의 심화와 실업증가 및 극빈자 양산으로 신용카드를 이용한 생계형 신용창출 수요가 급증한 것이 원인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외상구매를 선호하는 국민성에 경제사정까지 나빠졌으니 카드사용 수요가 급증한 것은 너무나 뻔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여기에, 저금리 추세등으로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진 데 따른 ‘가진자들’의 과소비도 한 몫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이것이 신용카드 호황을 설명할 수 있는 이유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경제현상에 대한 약간의 관심만 있는 사람이라면, 그 이면에 또 다른 요인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소비진작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IMF이후 극심한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내수진작에 초점을 맞췄고, 그 대표적인 정책수단이 신용카드에 대한 세제상의 각종 혜택 부여였다. 이런 맥락으로 본다면, 신용카드 호황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이끌어 낸 정책의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필자가 신용카드 호황을 들먹거리는 것이 부작용을 들어 정부의 소비진작책을 탓하거나 비판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정작 걱정하는 것은 현재까지의 과정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부정적 상황의 전개 가능성이다. 금융업종 부침의 역사를 더듬다 보면, 지난 80년대말 시장개방과 함께 보험업종에 대한 과수요가 폭풍처럼 밀어닥친 기억이 쉽게 떠오른다.

당시 국내 생보산업은 기존 6개사 체제에서 불과 1~2년사이에 33개사체제로 급변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보험업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땅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등으로 인식되면서 금융업 진출에 목말라하던 일부 기업들이 대거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경제가 고도성장기에 만성적인 자금초과수요(고금리)라는 특수한 사정을 지니고 있었던 점을 상기한다면 쉽게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러다 보니 보험경영에 문외한인 일부 중견제조업체들까지 금융업을 기업의 돈줄로 인식해 ‘산업자본의 은행소유제한’에 대한 한풀이식으로 은행대신 보험업종을 선택, 마구잡이식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이같은 무원칙한 생보시장개방의 뒤끝은 너무나 참담한 것이었다.

불과 10여년만에 생보업종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였고, 지금까지 간판을 내린 곳만 10개사에 달한다. 그리고 언제 어디가 또 문을 닫을지 모를 상황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 막대한 양의 공적자금투입, 즉 사회적 비용이 수반됐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오너의 개인비리성격이 강한 대한생명건을 제외한 나머지 생보사들의 가장 큰 퇴출 원인은 시장의 수급불균형이었다는 사실이다. 관리감독소홀도 한 원인이었지만. 구조조정 초기에는 설립 당시 쏟아부었던 로비자금이 생각난(본전 생각에) 일부 소유주들의 감독당국의 퇴출 조치에 대한 저항(?)때문에 구조조정작업이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해프닝마저 발생했다.

어찌 보면 ‘일장춘몽’과도 같은 금융업종 흥망의 예가 어디 이뿐이던가.

생보구조조정한파를 잊을 틈도 없이 종금사 무더기 인허가와 뒤이은 줄파산이 아직도 생생하다.

활황가도를 달리고 있는 신용카드업의 앞날을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아픈 전례들 때문이다. 불과 수년전 우리 금융사에서 현실로 존재했던 이같은 일부 금융업종의 불합리한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양지녁에 앉아 비올때’를 미리 걱정하게 되는 것이다. 요즈음 신용카드업종이 잘 된다고 하니 너나 할 것 없이 신용카드업 진출에 혈안이 돼 있다.

이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문득 15여년전 80년대말의 무더기 생보사 진출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끼게 된다. 솔직히 필자는 신용카드산업의 현주소, 즉 거시경제틀 속에서의 신용카드업의 위치나 시장의 수급상황, 향후 수익전망등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은 없다. 또, 정부당국이 이런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검토, 인허가 정책등을 통해 합리적으로 대응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과거 반복됐던 금융업종 부침의 정황논리를 근거로 그같은 망령이 되살아날까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뿐이다. 이같은 걱정이 제발 기우이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 양 우 편집국장>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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