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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섣부른 판단’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6-19 17:54

[기자수첩]

서울시의 ‘붉은색’ 간판 교체 정책이 전 국민의 ‘붉은 악마’화로 인해 무색해 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9년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안’을 개정해 도시미관을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5㎡ 규모 이상의 적색류 옥외 광고물로 바탕면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적색광고물은 불법 광고물로 규정하고 시정 또는 철거토록 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광고물심의위원회는 빨간색이 시민들에게 도발 충동성을 부추기고 운전자에겐 신호등 색깔 구별을 어렵게 할 우려가 크다며 규제대상을 기존의 ‘적색’에서 ‘적색류’로 확대 적용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당시 우리은행과 SK, LG등은 간판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99년 합병 이후 간판을 전면 교체했는데 채 3년도 지나지 않아 간판 디자인을 새롭게 구성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 당시 추산으로 최소한 5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이 우리금융이 자회사에 대한 이미지 통합을 목적으로 그룹차원에서 로고와 간판을 교체하는 작업을 앞두고 있어서 2중으로 간판을 교체해야 하는 문제까지 지적됐다.

그러나 막상 월드컵이 개막되면서 서울시의 ‘적색’ 노이로제는 공연한 우려임이 드러나고 있다.

매일 같이 서울시내를 뒤엎는 ‘붉은 악마’들은 그나마 일부 남아 있는 적색 간판을 묻어버렸고 오히려 적색은 외국인에게 강렬한 한국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부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늘도 서울시청 앞을 가득 메우고 있는 ‘붉은 악마’들은 서울시가 우려하는 ‘운전자의 혼란’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듯 도로에서 차를 몰아내고 대한민국을 열창하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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