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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칼럼] 비싸게 무는 신용카드 수업료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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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6-0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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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52년 전이다. 반세기 이상동안 많은 애환을 그리며 성장해온 금융상품이다. 1950년 2월 뉴욕의 조그만 금융회사에 근무하던 프랭크 맥나마라라는 은행원은 부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뉴욕의 큰 음식점 22개를 골라 회원을 모집한 다음 이들에게 외상으로 통할 수 있는 ‘다이너스 클럽’이란 명칭의 카드를 개설해 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음식값을 대납해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 이것이 신용카드의 효시다.

그러다가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1958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취급되면부터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공신력을 갖고 통용될 수 있는 카드가 발행되면서 신용카드시대가 본격화됐다. 이 회사는 카드발행과 대금결제 등으로 엄청난 수수료수입을 올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은행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같은 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와 체이스 맨해튼(CMB)이 각각 자체카드를 발행하면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 다른 은행들도 큰 관심을 보이자 BOA와 CMB는 몇몇 은행들과 합자로 카드회사를 설립, 이 회사에다 카드사업을 모두 넘기고 카드이름도 ‘비자카드’로 바꿨다.

지난 80년 미국의 매스컴에 자주 등장했던 비자카드광고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어느 곳이든 우리의 이름을 볼 수 있는 곳, 그 곳이 당신의 고향입니다’ 비자카드는 국경은 물론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사용할 수 있는 대용화폐처럼 인기를 모았다.

미국에서도 처음부터 신용카드 사업이 잘 된 것은 아니다. 시티뱅크는 비자카드를 권유하는 2천6백만 통의 서한을 발송, 5백만 명의 고객을 유치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그 중엔 많은 신용불량자들이 끼어 있어 이들 때문에 엄청난 손해를 입어야 했다.

시카고의 여러 은행들이 공동 취급한 ‘미드웨스트 카드’와 캘리포니아 주의 4개 은행들이 공동으로 발행한 ‘마스터차즈 카드’도 초장부터 고전을 겪었다. 이미 사망한 사람에게 안내장이 발송되는 것은 다반사였고, 회원수가 많음을 과시하기 위해 심지어 개까지 포함한 수백만의 엉터리 주소지에 무차별적으로 안내장이 발송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따라서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시행초기 신용카드의 원조격인 미국에서도 이 같은 불미스런 사건이 꼬리를 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신용카드문제 때문에 여러 기관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정부, 감독기관, 카드 발행회사, 그리고 사용자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협력, 노력해야만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카드발행회사가 반성하고 이기주의적 악습을 과감하게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말썽 많은 현금서비스 수수료부터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하 조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자초하게 돼 시장경제 체제를 역행하는 어려움에 놓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태수습을 이유로 하여 정부가 금융시장 지배를 더욱 강화해 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이 금융계열사 사장단회의에서 신용카드를 둘러싼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며 정도경영을 주문한 것은 시기 적절한 조치였다는 평가다. 모든 카드회사들이 조속히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카드사용자들도 선진국 국민답게 책임의식을 높여 이번과 같은 추태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길 기대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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