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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칼럼] ‘어린왕자’같은 금융인 많아야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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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4-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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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중·고등학생들의 필독서 중에 ‘어린왕자’라는 명작이 있다. 미국의 경우 졸업 전에 이 책의 독후감을 써낼 것을 요구하는 학교가 많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계에만 집착하지 말 것, 눈에 비치는 세상 밖에도 넓고 무한한 세계가 있으며, 또 그 것을 지배하는 원리도 엄존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커가는 학생들에게 생각의 폭을 넓게 하고, 현상 너머의 세계도 사유토록 함으로써 풍부하고 다양한 상상력을 이끌어내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런 이유에서 필독을 권고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인 생텍쥐페리는 보아구렁이의 불숙 튀어나온 배(腹)모양을 보고 어린왕자의 뱃속에 코끼리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해 어른들은 중절모자로 본다고 말하고 있다. 마음의 순수성을 바탕으로 하여 사물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어린이와 명예, 돈 등에 집착해서 살아가는 어른들의 보는 눈이 이같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어린왕자’에서 말하고자했던 것은 바로 이 점이다.

사람들은 흔히 눈에 보이는 세상만이 전부인 것으로 알고 살아간다. 예를 들어 수력발전의 경우 물, 댐, 터빈 등 물질적인 것은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거기서 생기는 전기는 보이지 않는다. 이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에 비친 현상만을 놓고 생각하고 판단할 뿐 보이지 않는 것은 아예 무시하기 일쑤다. 실수와 오판 등 세상의 온갖 부정적인 현상은 이같이 보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질서와 가치를 무시하는데서 생기는 필연적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항간에선 지난해 은행 임원들이 받은 거액연봉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평균 2억4000만원이라고 한다. 이익을 많이 낸 은행의 임원들이 보수를 많이 받는 것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 지난 날 우리는 금융계가 이런 세상을 빨리 맞이하길 고대해 왔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새 아이디어를 가미해 만든 금융상품을 팔아 거두어들인 이익인지, 새 경영기법 등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인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관치의 보호와 금융정책의 그늘에서 힘들이지 않고 거둔 영업이익은 아니었을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이익의 63%가 신용카드 등의 수수료로 벌어들인 것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그 비중은 과연 적정한 것인가. 앞으로도 은행업무의 부대사업 같은 신용카드 수수료 수입 등에 의존해서 엄청난 규모의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가겠다는 것인가. 국민의 시각은 곱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한마디를 더 남기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마음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인들이 도인이 돼야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안목과 사고를 깊이 있게 하여 선진국 흉내 내기 또는 모방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보겠다는 자세를 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대국 위주의 금융질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도를 도출해 내는데 지혜를 모으자. 만약 아직도 금융인들이 이 사회의 가장 우수한 집단가운데 상위권에 존재한다고 자부한다면 전환기적인 이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지혜를 갖도록 더욱 노력하길 바란다. 다종다양하고 무수히 많은 산업 가운데 국민의 편에 서서 명예를 유지하면서 가장 확고하게 있어야 할 산업으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높은 소득을 보장해 주는 금융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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