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들이 지급여력제도가 한층 강화됨에 따라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주주나 그룹 계열사를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그동안 자기자본 확충이 시급했던 흥국생명이 대주주를 통해 495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다. 동양생명은 계열사를 통해 4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는 생보사들이 보험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함께 비상장사로 직접적인 자금유치가 쉽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또한 지급여력비율 개선이라는 ‘발등에 불‘을 해결하기 위해 급한되로 대주주를 통해 재무 건전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급여력비율 산정에 적용되는 소정비율이 지난 4월 50%로 인상된 가운데 오는 9월부터는 62.5%로 상향조정 됨에 따라 중소형 생보사들은 증자나 신규 자금 유치를 통한 자본 여력을 확충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말 대주주의 자금 지원을 받아 495억원의 증자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지급여력비율도 지난해말 125.8%에서 3월말 207%로 높아졌다.
이번 증자는 495억 규모의 제3자 배정방식으로 주당 20만2000원에 신주를 발행한 것. 흥국생명은 안건, 삼일회계법인 두곳에 주가 산정을 의뢰했다.
이에 따라 흥국생명 자본금은 110억원에서 122억원으로 늘었으며 483억원은 자본잉여금으로 산입됐다. 흥국생명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신규 자금 유치를 통한 자기 자본 확충에 열을 올렸었다. 재무건전성 제고와 사업비 확보 차원의 증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기 처방에 지나지 않을 뿐 보험사의 자생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양생명도 지난달 동양메이져를 통해 4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 지급여력비율을 200%대로 끌어올렸다.
동양생명은 이번 후순위채를 포함, 현재까지 1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러한 후순위채 발행도 이자 부담은 물론 자금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9월 이후 WRL펀드로부터 총 250억원 규모의 자금 유치를 위해 컨설팅사를 통한 주가 산정까지 마친 상태지만 자금 유치가 계속 연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선 계열사를 통해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행 지급여력비율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터무니 없이 높은 EU식 지급여력비율이 계열사 의존이라는 기형적인 자본 늘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