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카드사들에 대한 신규 영업정지 조치가 얼마만큼의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초미의 관심사다.
중징계를 받은 삼성, LG카드는 “기존회원 단속에 충실하면 된다”면서도 영업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에 대한 불안감은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제휴카드 발급비용 고스란히 날려
우선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들여 발급한 제휴카드의 신규회원 확보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올초 가두모집이 금지되자 ‘고객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카드상품’을 출시하자는 차원에서 마일리지, 포인트, 무이자할부 등 무차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휴카드 출시에 열을 올려왔다. 그러나 이번 영업정지로 회원확보는 물론 마케팅 비용만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내달 30일까지 ‘외환-아시아나카드’를 발급받는 신규회원에게 무조건 5000마일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중인데 영업정지로 아시아나에 지급한 5억원을 모두 날리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회원에게 2000마일을 주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며 영업정지가 풀리면 행사를 연장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또 LG카드는 ‘교원-LG카드’ 등 최근에 출시한 제휴카드의 신규회원 모집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외에도 월 10~15만명 정도의 신규회원을 모집했던 삼성, LG카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 중징계 카드사 ‘울고’ 타 카드사 ‘웃고’
이번 조치와 관련 카드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미 현대, 동양 등 신규진입 카드사들은 오히려 향후 2개월간을 영업확대의 ‘절호 찬스’로 삼겠다.
동양카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영업을 강화할 기회란 판단 하에 신규회원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회원을 유치할 때 모집경로를 투명하게 한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징계를 받은 카드사들은 영업제재의 형평성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3개 카드사들을 제외한 타 카드사들은 전혀 제재를 받지 않았다. 또한 명의 도용자 및 무자격자 미성년자 발급건수에서 외환카드와 별차이를 보이지 않은 국민카드는 과징금 5000만원에 그쳤다.
■ 카드 설계사 대이동 예상
2~3만명에 달하는 삼성, LG 등 대형카드사들의 모집인들이 이번 금감원 ‘철퇴’를 빗겨간 카드사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초 가두모집 금지로 카드사들은 이미 인터넷, 휴대폰 등을 통한 신규회원 모집으로 모집채널을 변화시켰지만 여전히 설계사를 통한 맨투맨 영업에 의존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영업정지 조치로 2개월간 신규회원 모집이 원천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에 모집인들이 대거 이탈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2개월 동안 기본 수당만 받고 카드사에 남아있을 사람이 있을 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 카드사 주가 심리적 타격
이번 신규 영업정지로 카드사 주가에 심리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달 상장을 앞둔 LG카드 공모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별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 외환카드는 유례없는 카드사 중징계 발표가 있은 지난 26일 각각 3.25%, 8.86%가 하락한 5만6,600원과 3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신규회원 모집 중단이 카드사 주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미 대형카드사들은 기존 회원을 1,000만명 이상 확보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신규회원의 매출액은 미미한 편이라 카드사 수익에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