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림 외환은행장이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위성복 행장이 행추위 회의를 목전에 두고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두 은행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사에 대해 금융계는 정부의 강력한 주문에 의해 계획된 것이라는 시각이다. 김행장의 경우 잔여임기가 1년여 남았고 위행장의 경우 지주회사의 설립 및 DR발행 등 굵직굵직한 사업이 산적해 있다. 더욱이 이들 두 은행장은 최근까지도 사의의 뜻을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행장은 “외환은행이 4년 연속 적자를 보다 흑자로 반전하는 등 은행 경영상태가 호전돼 사명이 끝난 것으로 본다”며 “우량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좀더 참신하고 추진력 있는 은행장으로 교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더욱이 김행장은 사퇴한 뒤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굳이 자리를 행장에서 이사회 의장직으로 바꾼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설명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행장의 후임으로는 정기홍 금감원 부원장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원장보는 광주일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지난 69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한은 조사부와 은행감독원 감독기획국 부국장, 조사2국 국장 등 한은과 은행감독원의 핵심 요직을 거쳤다. 지난 98년 은행·보험·증권감독원과 신용관리기금 등 4大 금융 감독기관이 합칠 때, 통합 업무를 추진하는 금융감독위원회 통합조정기획단 단장을 맡은 바 있다.
위행장도 행장 후보 추천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위행장은 “정부의 재임불가원칙을 수용해 명예롭게 퇴진하기를 원한다”며 “이같은 뜻을 행장추천위원회에 전달, 차기 조흥은행장 후보 명단에서 빼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위 행장은 “지난 38여년간 은행에 몸담아 왔고 조흥은행이 어려울 때 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며 “주변에선 은행이 아직 어려운 만큼 다만 1년이라도 더 행장을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더 이상 은행장에 연연해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흥은행의 후임 행장으로 거론되는 인사에 내부적으로는 이강륭 부행장, 외부에서는 심훈 부산 은행장, 그리고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전광우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강륭 부행장은 강릉 출신으로 43년생이며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한때 행장직무대행 역할을 했으며 기획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완 부행장은 44년 전북 익산 출신으로 이리 남성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일선 영업점과 수신업무에 강점을 보이며, 위행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전부회장은 미시간주립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비롯해 세계은행(IBRD) 수석연구위원, 국제금융팀장, 선임금융전문위원을 역임한 국제통이다. 그리고 주요 국제금융관련기구의 세계은행 대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특보를 지낸 바 있다.
관리자 기자